[사설]기초수급 직권신청 5년간 73가구뿐… 입법 미비로 유명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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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쪽방촌에 설치된 쿨링포그. 2026.06.26 사진=영등포구 제공 스스로 복지 혜택을 신청하기 어려운 위기가구를 위해 담당 공무원이 대신 기초생활수급을 신청해 주는 ‘직권신청’ 제도가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2025년 갑작스러운 위기로 생계가 곤란해 긴급복지 지원을 받은 뒤 기초수급으로 연결된 14만여 가구 중 공무원이 직권신청한 사례는 단 73가구, 0.05%에 불과했다. 신청과 금융정보 조회 과정에서 반드시 당사자의 동의를 요구하는 법 규정이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정부가 본인 신청 없이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관련 법 개정이 미뤄지면서 현장에서는 제구실을 못 하고 있는 것이다. 본인이 직접 신청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신청주의’는 곳곳에 사각지대를 만든다. 정보가 부족한 고령자나 장애인 등이 배제될 수 있고, ‘낙인효과’ 등을 우려해 거부할 경우 돕고 싶어도 도울 수 없다. 3월 울산 울주군에서 미성년 자녀 4명 등 일가족 5명이 생활고로 숨진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지방자치단체가 이들을 긴급 지원한 뒤 수급 신청을 권했으나 가장이 거부했다. 결국 생계급여 지급 등 후속 조치로 이어지지 못했다. 올해 4월부터 정부는 본인의 신청이나 동의가 없어도 소득, 재산 등 공적자료만으로 간이 조사해 생계급여를 지급할 수 있도록 지침을 바꿨다. 하지만 법적 근거가 없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대상 역시 긴급복지 지원을 받은 적이 있고 미성년자나 발달장애인이 있는 가구 등으로 한정돼 있다. 무엇보다 3개월 안에 금융정보 제공 동의를 얻지 못하면 수급이 중단되는 치명적 한계를 안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위기가구에 대한 동의 없는 직권신청 및 금융정보 조회를 허용하는 내용의 관련 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하지만 국회의 입법 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절박한 가구에 서류 준비와 동의 절차를 요구하는 시혜적, 수동적 복지로는 위기가구를 구할 수 없다. 국가가 국민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찾아가는 복지’로 바꿔야 한다. 국회는 위기가구를 살릴 법안 처리를 서두르고, 정부는 사각지대 발굴 및 현장 지원 체계를 강화해 다시는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지금 뜨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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