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경제 관련 지표만 놓고 보면 한국 경제는 예상 밖 선전을 이어가는 듯하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추정치(0.9%)를 크게 웃돈 1.7%를 기록하며 깜짝 반등했다. 4월 수출도 800억달러를 넘어서며 두 달 연속 수출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중동 전쟁이란 대외 악재에도 지표로 나타난 충격은 아직 제한적이다.
하지만 통계 지표의 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상은 사뭇 다르다. 우선 반도체 산업의 ‘외끌이 성장’에 경제 전반이 과도하게 의존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제조업 생산은 전 분기보다 3.0% 증가하며 5년여 만에 최대 폭 상승세를 보였다. 반도체가 14.1% 급증하며 성장을 견인했을 뿐,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제조업 생산 증가율은 0.2%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반도체산업이라는 든든한 경제 버팀목을 가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나 특정 산업에 편중된 기형적 구조가 고착화하면 국내 산업의 기초체력은 오히려 약화할 수밖에 없다.
반도체산업 호황이 유발하는 ‘경기 착시’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표와 현재의 실물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표 사이의 괴리가 대표적이다. 지난 3월 선행종합지수와 동행종합지수의 순환변동치 격차는 3.4포인트까지 벌어졌다. 16년3개월 만의 최대 폭이다. 이는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끄는 코스피지수 랠리 덕에 선행지표가 치솟은 영향이 크다.
일부 수출 대기업과 자산시장의 호조와는 달리 내수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과 자영업, 서비스업은 고물가·고금리 늪에 허덕이는 K자형 양극화가 선명해지고 있다. 지금의 경제 실상을 가리는 반도체 착시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철강, 정유·석유화학 산업 등 국가 경제를 이끌던 주력 산업은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반도체 호황 이후를 견인할 성장 산업을 키워 수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동 전쟁 후폭풍을 뚫고 나갈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규제 혁파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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