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청탁금지법 10년… ‘선출직은 예외’ 이중잣대 손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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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의 공정하고 청렴한 직무 수행을 위해 마련된 청탁금지법이 28일로 시행된 지 10년이 된다. 시행 초기 한 해 4000건이 넘었던 위반 신고는 지난해 1280건으로 줄었다. 부정한 청탁은 ‘안 하고 안 받는 문화’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탁금지법에 따라 공직자가 한 번에 100만 원, 매 회계연도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으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법 시행 이후 공직사회에서는 민원인에게 빵 한 봉지, 음료수 한 병 받는 것도 조심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국제투명성기구는 한국을 2012년 이후 부패인식지수(CPI) 조사에서 크게 개선된 국가 중 하나로 평가했다. 공직사회가 대체로 과거에 비해 맑아지고 있지만, 정부가 청탁 기준을 정하고 사후 처벌하는 과도한 개입이 사회적 유대와 소통을 막는 부작용을 낳았다는 지적도 있다. 권한을 틀어쥔 고위 공직자 비리도 되풀이되고 있다. 무엇보다 부정 청탁의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된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의원, 교육감 등 선출직 공직자의 반복되는 비리와 사회적 불신이 임계점을 넘고 있다. 이들 선출직 공직자도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이므로 청탁금지법의 적용 대상이고 부정 청탁을 하거나 금품 등을 수수하면 당연히 처벌받아야 했다. 하지만 입법 과정에서 감시 사각지대가 생겼다. 청탁금지법상 부정 청탁 적용의 예외 사유로 ‘선출직 공직자, 정당, 시민단체 등이 공익적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 민원을 전달하거나 법령·기준의 제정·개정 등에 관해 제안·건의하는 행위’가 포함된 것이다. 청탁금지법안 최초 제안자인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2015년 청탁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이 예외 규정에 대해 “원안에 없던 내용으로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들의 브로커화 현상을 용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비판했다. 19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사퇴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청탁 논란이 일자 이 ‘고충 민원’의 예외 규정을 주장했다. 막강한 권한을 쥔 선출직 공직자들은 각종 브로커의 집중적인 로비 표적이다. 지금처럼 민원, 정책 청취와 청탁의 제도적 경계가 흐릿하면 이들에게 접근하는 부정 청탁을 사전에 감시하고 차단하기 어렵다. 청렴이 한국 사회의 신뢰 자산으로 녹아들게 하려면 선출직 공직자들부터 스스로에게 관대한 이중 잣대를 거둬야 한다. 민원을 핑계로 느슨해진 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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