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스마트폰 게임만 하는 아이. 책은 싫어하고 수학은 포기 상태. 영어도 늦었고, 학원은 안 다니고 싶어 합니다. 이래도 괜찮을까요.
이같은 부모들의 궁금증과 불안을 정면으로 다룬 에세이가 출간된다. 25년간 가사전문 변호사로 일하며 ‘서울대·매사추세츠 공대(MIT)’ 합격 삼 남매를 키워낸 양소영 변호사의 신작 에세이다. 이혼·상속 등 집안 다툼을 다루며 끊임없이 부모의 역할을 치열하게 고민한 양 변호사의 삶이 에세이에 담겼다. 22일 출간 예정인 300쪽 분량의 에세이 ‘오늘도 불안한 엄마들에게’(담담사무소 펴냄)에는 양 변호사만의 슬로우 육아 철학, 역발상 교육 전략이 오롯이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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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5년 가사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사진=강영호) |
책 목차만 봐도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이 궁금해할 공부 비법이 빼곡하게 정리돼 있다. ‘세 아이를 스스로 공부하게 만든 이것’, ‘끈기 없는 아이로 만들고 싶지 않다면’, ‘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는 삼 남매 공부법’, ‘학습 효율을 높이는 최고의 습관’, ‘내 아이가 책을 읽지 않는다면’, ‘학원 어디 보내야 하나요’, ‘스마트폰과의 통제 전쟁, 부숴? 말어?’, ‘학원, 어디 보내야 하나요’ 등의 목차에선 양 변호사가 실제로 적용한 공부 방법을 소개한다.
그렇다고 이번 에세이가 ‘서울대 합격 비법’ 매뉴얼을 정리한 책은 아니다. 오히려 책에는 수많은 육아·교육서들이 제시한 이상론과 현실 입시 사이에 혼란스러웠고 불안했던 ‘워킹맘’ 양 변호사의 고민이 곳곳에 녹아 있다. 양 변호사는 “사랑이 클수록 불안도 커지더라고요”라며 자신 역시 ‘엄마표 영어’, 대치동 설명회 등 유행하는 교육법을 쫓다 자책만 커졌다고 전했다. “우아한 육아는 없다”, “애 셋은 에셋(asset·자산)이라지만, 현실은 전쟁”이라는 양 변호사의 고백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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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출간 예정인 300쪽 분량의 에세이 ‘오늘도 불안한 엄마들에게’(담담사무소 펴냄). |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양 변호사는 책을 여는 프롤로그에서 “서울대 삼남내 키운 첫 원칙은 내 안의 불안 잠재우기”였다고 전했다. 양 변호사는 오늘도 불안한 엄마들에게 엄마의 불안을 내려놓는 것이 최상위권 성적, 올바른 인성, 인공지능(AI) 시대의 미래 역량까지 길러내는 가장 강력한 현실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양 변호사는 “처음부터 잘하는 아이는 없어요”, “아이의 꿈을 의심하지 마세요”, “‘우리 애는 안 돼요’라는 말을 거두세요”라고 제언했다.
책에는 직접 적용해본 구체적인 학습법도 소개한다. “엄마, 나 수학이 너무 어려워”라며 풀이 죽은 딸의 자신감을 되찾아주기 위해 과감히 후행 학습을 선택했고, 오히려 이는 성적 상승의 모멘텀이 됐다. 아이들이 학원 빠지는 날에는 ‘여가 쿠폰’을 만들어줘 아이들도 쉴 수 있도록 배려했다. 유명 학원을 그만두자 아이의 잠재력이 폭발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양 변호사는 “가장 좋은 학원은 아이가 직접 고른 학원”이라며 자녀들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다.
특히 양 변호사는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공부 매뉴얼’이 아니라 부모의 마음가짐이라고 지적했다. 가사 전문 변호사로 일하며 수많은 가정이 깨지는 것을 목격한 양 변호사는 부모를 아이가 기댈 수 있는 ‘단단한 어항’에 비유했다. 부모가 흔들리지 않아야 아이들도 안정을 찾고 스스로 자신을 길을 찾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양 변호사는 “실패를 허락하는 부모의 용기가 다시 날아오를 아이의 날개가 된다”고 밝혔다. 그리고 힘줘서 강조했다. 아이들을 믿으라고.
“자녀를 믿고 기다려 주세요. 아이의 시간은 반드시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