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에베레스트산이 제일 높은 이유는 히말라야산맥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라며 “자만하는 순간 당원으로부터, 국민으로부터 외면받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항상 하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설화가 잇따르자 ‘로키(low-key)’ 행보를 취하며 내부 단속에 나선 것.
반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민주당이 발의한 ‘조작 기소 특검법’을 겨냥해 “이재명이 억울한 피해자면 대한민국에 감옥 갈 사람이 누가 있나”라며 “N번방 조주빈도, 마약왕 박왕열도 억울하다 할 판이다”라며 대통령 호칭 없이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보수층 결집을 노리는 전략이지만 발언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 “겸손해야”, 설화에 몸 낮춘 鄭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2일 충북 청주의 한 호텔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공천자대회에서 6·3 지방선거 후보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신용한 충북도지사 후보, 정 대표, 이시종 공동상임선대위원장, 박수현 충남도지사 후보. 청주=뉴스1
정 대표는 12일 충북 청주시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공천자대회에서 각 광역단체장 후보들을 거명하며 “승리 가능성이 높고 당원과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히말라야산맥 같은 당에 있기 때문에 그렇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선거는 끝날 때까지 끝나는 것이 아니다”며 “항상 목표는 높게 잡되 자세와 태도는 가장 낮게 임하는 겸손한 후보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후보들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재차 내부 단속에 나선 것은 광역단체장 대진표가 완성된 이후 보수 결집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선거전이 본격화하면서 각종 구설이 도마에 오른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이달 초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하정우 후보의 지원 유세 도중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에게 “여기 정우 오빠, 오빠 해봐요”라고 대답을 유도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정 대표는 이후 “아이와 부모님께 송구하다”며 공개 사과했다.
충청에 이어 ‘텃밭’ 호남에서 열린 공천자대회에선 정 대표를 향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대리기사비 지급 논란으로 곧장 제명된 반면에, 친청(친정청래)계 이원택 의원의 식비 대납 의혹은 하루 만에 ‘혐의 없음’으로 결론이 나면서 후보로 선출되는 등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서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민형배 후보에게 경선 패배 이후 결선투표 당일 ARS 투표 과정에서 2308건의 전화 끊김 사례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전남 강진에서 열린 전남광주·전북 공천자대회에는 당원과 지지자 70여 명이 몰려와 “정청래는 사퇴하라”고 반발했다.
● ‘대통령’ 호칭 생략, 거칠어진 張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12일 충남 천안시 김태흠 충남도지사(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필승결의대회에서 후보자 및 충남도당 당직자들과 함께 손을 맞잡고 6·3 지방선거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천안=뉴스1
장 대표는 9일 충북·충남을 시작으로 10일 부산, 11일 울산, 이날 충남과 대구·경북(TK)까지 충청과 영남을 넘나드는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충남 천안 김태흠 충남도지사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당직자회의 및 필승결의대회에서 “금산 출신 정청래 대표는 부산 가서 ‘오빠 한번 불러보라’라고 애걸하다가 우리 충청인들의 자존심을 다 구겨놓고 지금 국민적 망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에 대한 높은 수위의 비판도 이어갔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국민의힘 경북도당 선대위 발대식에서 “이제 이재명 죄를 완전히 없애기 위한 확실한 방법으로 공소취소 특검까지 추진하겠다고 한다”며 “범죄자 이재명이 피해자인가. 이재명 때문에 나라가 이 지경이 됐는데 이재명이 피해자인가 아니면 대한민국 국민이 피해자인가”라고 반문했다. 장 대표는 페이스북엔 “보수의 어머니 추미애가 돌아왔다. ‘공소취소 특검’이 ‘억울한 피해자의 명예회복’이란다”라며 “이재명이 억울한 피해자면 N번방 조주빈도, 마약왕 박왕열도 억울하다 할 판”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 현장 행보를 본격화한 뒤 이 대통령을 거론할 때 ‘대통령’ 호칭을 생략하고 있다. 장 대표의 발언 수위가 연일 높아지자 당내에선 “아슬아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영남권 중진 의원은 “지금은 영남에서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며 대표가 고조됐지만 발언 수위가 강해지다가 실수라도 하는 순간 선거판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장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당 선대위 발대식에는 불참했다. 장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초대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