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이 대통령은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갖고,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각자 가난한 어린 시절을 거쳐 정치적 시련을 이겨내고 국가 지도자가 된 경험을 공유했다. 이 대통령이 소년공 시절 산업재해로 팔을 다친 일화를 언급하자, 룰라 대통령은 자신의 젊은 시절 경험을 꺼내며 “몇 살 때 일이냐”고 되물었다. 대화는 비교적 진지한 분위기 속에 이어졌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시민들과 직접 대화하고 야당과의 토론도 중요하게 여긴다”며 자신의 소통 방식에 대해 소개했고, 이 대통령은 이에 깊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또 셰인바움 대통령에게 “기회가 된다면 APEC 계기에 한국을 방문해달라”고 요청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 내 한국 기아자동차 공장을 언급하며 양국 간 경제 협력 확대에 의지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도 회담을 진행했다. 두 정상은 “어려운 환경에서 출발해 국가 지도자가 됐다”는 공통점을 언급하며 친밀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눴다. 모디 총리는 “25년 전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고 했고, 이 대통령은 “인도 영화를 즐겨본다”며 화답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의 정치적 배경과 국정 철학에 대한 사전 정보를 바탕으로 회담을 주도하며 외교 무대에 연착륙했다”고 전했다. 특히 생애사적 공감, 유머를 곁들인 대화법 등을 활용해 관계 형성에 공을 들였다는 설명이다.
이번 회담을 통해 한국 정부는 주요국과의 교류를 복원하고, 신정부 외교의 지향점을 보다 구체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은 “앞으로도 실용 외교, 국익 중심 외교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는 별도 회담을 진행하지 않았다. 다만 G7 정상회의 공식 촬영 직후 짧은 인사를 나누며 악수를 교환한 했다. 한국 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별도의 성명을 내지는 않았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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