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직원들이 16일(현지 시간) 평범한 월례회의 도중 갑자기 파업을 선언했다.이들은 열악한 근무환경을 이유로 꼽았다. 전시실 안내 직원 사라 세피안 씨는 AP통신에 이같이 전하며 “예술 작품뿐 아니라 직원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름철 관광 성수기를 맞은 유럽에서 ‘과잉관광’의 부작용에 대한 반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루브르 박물관은 4시간 동안 문을 닫았다. 매표소 직원, 보안 인력, 전시실 안내원 등 대부분의 현장 직원이 근무를 거부하고 자리를 떠났다. 이례적으로 강행한 파업에 이날 박물관 앞에서는 관람객 수천 명이 입장을 위해 줄지어 대기했다. 운영은 18일 재개된다.
월례회의 도중 노조원 투표를 거치지 않은 불법 파업을 벌인 이유에 대해 노동조합 측은 “우리는 너무 지쳐 있었고 상황이 점점 더 악화되는 것을 견딜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일부 건물은 방수가 되지 않는 등 건물 노후화도 심각하다. 화장실, 휴식 공간 등도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루브르 박물관 개보수에 대한 기대가 컸으나 수포로 돌아갔다. 올 1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향후 10년간 루브르 박물관 개보수에 최대 8억 유로(약 1조26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예산이 박물관 대표 작품인 ‘모나리자’ 전시실 구축에 집중되어 있고, “만성 인력 부족 문제를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며 파업을 강행했다.
루브르 박물관 파업은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주요 관광 도시에서 과잉관광 반대시위가 펼쳐진 지 하루 만에 벌어졌다. 시위대는 과잉 관광으로 인한 주거비 상승과 환경 오염 등을 문제 삼으며 광장과 카페 등 관광지에서 물총으로 물을 뿌렸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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