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이 앰비언트, 힙합, 네오소울 등 현대음악을 아우른 예술 축제를 개최한다. 서울 이태원에서 다음달 20일 선보이는 리스닝 파티로 서막을 연다.
세종문화회관은 “오는 7월 4일부터 9월 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싱크 넥스트 25’를 개최한다”고 29일 발표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장르와 매체 경계를 허무는 공연예술 프로그램이다. 18개 예술가 팀이 11개 프로그램(32회 공연)에 참여해 실험적인 현대 예술을 선보인다. 지난해 행사에선 객석 점유율 90%를 넘기면서 극장 내 새로운 공연 형식을 폭넓게 보여주는 정기 축제로 자리잡았다.
S씨어터에서 열리는 본 공연은 ‘경계 없는 무대, 한계 없는 시도’를 주제로 삼아 새로운 창작 형식과 표현 방식을 조명한다. 올해 싱크 넥스트 25는 테크노, 앰비언트, 힙합, 네오소울 등의 음악 장르를 기반으로 한 공연뿐 아니라 무용, 연극 등 다양한 형식의 융합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참여 아티스트로는 루시드폴, 정마리, 부지현, 수민&슬롬, 앙상블블랭크, 주정현, ‘코끼리들이 웃는다’, 리퀴드사운드, 강남, 김효은, 이준우, 제이통, 해니, 미스터 크리스, 문상훈과 빠더너스, 김성훈, 벌트, 업체(eobchae) 등이다.
세종문화회관은 관객들의 능동적 참여를 유도하는 워크숍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의 신체 움직임 언어인 ‘가가’를 직접 체험하는 ‘가가 워크숍’을 오는 8월 10·11일 한국인 첫 바체바 무용단원이었던 김천웅 안무가 안내로 선보인다. 같은 달 16일엔 신작 ‘우리 OO-LI’의 주요 발상을 누구나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신체 중심 워크숍인 ‘해니, 미스터 크리스 워크숍’을 연다. 댄스팀 ‘팀 매그놀리아’의 디렉터였던 해니와, 체코 프라하에서 활동하는 시각 예술가 겸 무용가인 미스터 크리스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극장 밖에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증류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끄는 ‘내외 디스틸러리’와 협업해 싱크 넥스트 최초의 라운지인 ‘우물(wells)’를 S씨어터 입구에 마련하기로 했다. 이 자리는 우리 술로 만든 칵테일 한 잔과 디제잉, 대담, 아티스트 큐레이션 등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세종문화회관은 우물이 실제 우물처럼 관객들이 내면의 영감을 길어 올리고 일상 속 예술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소통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연 개막에 앞서 오는 6월 20일엔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에 있는 복합문화공간인 ‘프로세스이태원’에서 사전 이벤트인 ‘뉴 블랙 익스피리언스’를 연다. 서울 테크노 음악계를 이끄는 예술가들이 진행하는 리스닝 파티다. DJ자넥스, 스코프, 운진, 호수 등 앰비언트와 테크노 장르를 대표하는 아티스트 10팀이 참여해 장르를 넘나드는 청취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앰비언트는 음색, 분위기, 질감 등을 강조하되 리듬에는 덜 민감한 반면 테크노는 강렬한 비트와 템포를 살려 댄스 음악 분위기를 살리는 게 특징이다.
이번 리스닝 파티는 본 공연인 싱크 넥스트 25의 방향성을 미리 엿보는 자리로도 기능할 전망이다. 이태원이라는 상징적 공간에서 개최되는 만큼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 특성을 예술적 감각으로 풀어낸 음악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세종문화재단의 설명이다. 서울의 테크노 무대(씬)를 이끌어 온 클럽 벌트(vurt.)가 큐레이션을 맡는다. 입장료는 오후 11시 이전엔 1만5000원, 그 이후는 2만원이다. 티켓은 현장 구매만 가능하다.
이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