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구청장 다른 정당 찍었다…서울·부산 '교차 투표' 뚜렷

1 hour ago 1

6·3 지방선거에서 서울과 부산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은 ‘교차 투표’다. 교차투표는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구청장은 국민의힘’ 식으로 선거마다 다른 정당 후보에게 표를 주는 것이다. 시장부터 시·구의원까지 같은 당을 찍는 ‘줄투표’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교차투표가 늘어난 건 당보다 인물, 이념보다 삶에 직결된 현안이 지방선거에 더 크게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 ‘여소야대’ 된 서울시의회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0곳에서 정원오 민주당 후보를 앞섰다. 오 당선자는 이른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넓은 의미의 한강벨트(용산·광진·양천·영등포·동작·강동구), 중구와 영등포구에서 우위를 보였다.

시장·구청장 다른 정당 찍었다…서울·부산 '교차 투표' 뚜렷

하지만 국민의힘은 오 당선자가 앞선 10곳 가운데 영등포와 동작을 뺀 8곳에서만 구청장을 배출했다. 영등포에선 오 후보가 50.5% 득표율을 확보했지만 영등포구청장은 조유진 민주당 후보가 52.0%로 당선됐다. 서울 구청장 구도는 2022년 국민의힘 17명, 민주당 8명에서 이번에 민주당 17명, 국민의힘 8명으로 완전히 뒤집어졌다.

시장·구청장 다른 정당 찍었다…서울·부산 '교차 투표' 뚜렷

서울시의회 선거 결과도 서울시장 결과와 반대였다. 교차투표로 이른바 ‘여(국민의힘)소, 야(민주당)대’ 구도가 형성됐다. 민주당은 서울시의회 118석 중 81석을 가져갈 예정이다. 이번 지방선거부터 서울시의원 정수는 112명에서 118명으로 6명 늘었다. 지역구 103석 중 민주당이 73석, 국민의힘은 30석을 확보했다. 비례대표 15석은 득표율에 따라 민주당 8석, 국민의힘 7석으로 나뉜다. 이 같은 구도는 2022년 지선에서 국민의힘이 76석으로 과반을 확보한 것과 정반대다. 당시 민주당은 30석에 그쳤다. 당시에는 개혁신당 2석, 조국혁신당 1석, 무소속 3석 등 거대 양당 외에도 의석을 가져갔지만 이번에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의석을 양분하게 됐다.

오 당선자는 시장으로 재임한 지난 4년간 같은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 및 시의회의 지원으로 주요 정책을 비교적 수월하게 집행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향후 4년은 민주당 소속 구청장과 민주당 다수 시의회가 오 당선자를 적극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 공급, 교통망 확충 등 공약 추진 과정에서 협치가 큰 과제로 떠오른 것이란 관측이다.

◇ 민주당 우위 지역에 국힘 구청장

부산에서도 교차투표가 나타났다. 전재수 민주당 부산시장 당선자는 부산 16개 구·군 가운데 11곳에서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를 앞섰다. 낙동강 벨트인 북·사하·강서·사상구, 해양수산부 이전이 예정된 동구, 원도심인 영도·부산진·동래구 등에서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기초단체장 선거에선 민주당이 7곳, 국민의힘이 9곳을 차지했다. 동·부산진·동래·연제구 등 4곳에서는 전 당선자가 득표율 1위를 했지만, 같은 지역의 구청장 선거에서는 비교적 큰 차이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동구에선 전 당선자 득표율이 48.7%인데 동구청장 선거에선 강철호 국민의힘 후보가 51.0%로 당선됐다. 부산시의회도 여소야대 구도다. 부산시의회 48석 가운데 국민의힘이 37석, 민주당이 11석을 확보했다. 2022년 47석 중 민주당이 2석을 가져간 것에 비하면 약진했지만 이번에도 국민의힘이 절대다수를 확보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시장 선거는 정치 구도와 인물론이 작용했고, 구청장과 시의원 선거는 현직에 대한 평가와 생활권 현안이 더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양당 고착화 심해져

이번 지방선거에선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이른바 제3지대 정당이 ‘전멸’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았다. 광역단체장 16명, 기초단체장 227명 등 총 243명의 단체장 중 민주당, 국민의힘이 아닌 정당 소속 당선자는 2명뿐이었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14곳 의석도 모두 거대 양당의 차지가 됐다.

개혁신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부터 기초의원까지 185명의 후보를 냈지만 기초의원 1석(김기현 경기 화성시의원)만 확보했다. 조국혁신당은 광역단체장 후보를 내지 않는 대신 호남 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 집중했으나 24명의 후보 중 2명(사문순 전남 장흥군수 당선자·김태성 신안군수 당선자)만 생환했다.

강현우/이에스더 기자 hkang@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