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마 첫 내한, 초대형 스크린에 '열광'…10만명 환호한 '월드디제이페스티벌'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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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월드디제이페스티벌' 성료
서울랜드서 이틀 동안 10만명 동원
알렌 워커·알레소·DJ 스네이크 등 출연
'비주얼 퍼포먼스 강자' 애니마 첫 내한

'2025 월드디제이페스티벌' /사진=비이피씨탄젠트 제공

'2025 월드디제이페스티벌' /사진=비이피씨탄젠트 제공

'2025 월드디제이페스티벌'이 열린 지난 주말 경기 과천의 밤은 그 어느 곳보다 뜨겁고 활기가 넘쳤다. 첫째 날의 작열하는 햇빛도, 둘째 날의 쏟아지는 빗줄기도 10만여 관객들의 열정을 막지는 못했다.

'2025 월드디제이페스티벌(이하 '2025 월디페')'이 지난 14, 15일 과천 서울랜드에서 개최됐다. 주최사 비이피씨탄젠트에 따르면 올해 공연은 이틀간 총 1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월디페'는 올해로 19회를 맞은 국내 제작의 대표 EDM 페스티벌로, 매년 화려한 무대·나날이 발전하는 라인업과 함께 예상치 못한 신선한 지점을 마련해 마니아층 관객은 물론 대중성까지 꽉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역시 알렌 워커, 알레소, DJ 스네이크 등 유명 DJ들을 섭외했고, 국내 최초로 B2B2B 무대를 준비하는 등 실험적인 면모도 놓치지 않았다. 특히 음악과 비주얼 아트를 결합한 몰입형 경험으로 유명한 애니마의 첫 내한이 성사돼 기대를 모았다.

오후부터 북적이는 현장은 '월디페'가 꾸준히 다져온 브랜드 가치와 이를 향한 관객들의 열성적인 지지를 실감케 했다.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에서부터 설렘 가득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관객들은 시원하고 과감한 복장을 한 채로 공연 장소로 향했다. 슈퍼마리오, '오징어게임' 등의 코스튬 의상을 입은 이들도 눈에 띄었다. 각기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 자유분방한 분위기에서 도심 속 피서를 즐기는 듯했다.

총 4개의 스테이지가 마련됐는데, 이 가운데 웰컴 스테이지·플랫폼 스테이지는 서울랜드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공개돼 누구나 EDM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도록 했다. 메인 무대인 월드 스테이지와 서브 무대인 드림 스테이지로 향하는 길목에 설치된 웰컴 스테이지는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워밍 업' 역할을 제대로 했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걸음을 멈추고 흥겨운 비트에 몸을 흔들었다.

'2025 월드디제이페스티벌' /사진=비이피씨탄젠트 제공

'2025 월드디제이페스티벌' /사진=비이피씨탄젠트 제공

'2025 월드디제이페스티벌' /사진=비이피씨탄젠트 제공

'2025 월드디제이페스티벌' /사진=비이피씨탄젠트 제공

드림 스테이지에서 캔더가 테크노로 관객들의 흥을 돋우는 가운데, 월드 스테이지에서는 올해 처음 시도된 B2B2B 무대가 열띤 환호를 끌어냈다. 듀오 마티스&사드코, 식 인디비주얼스, 서드 파티 조합은 늘어난 인원만큼 3배 이상의 시너지를 냈다. 다채로운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사운드가 귓가를 파고들자 관객들은 손을 번쩍 들고 점프하며 비트에 몸을 맡겼다. "3, 2, 1" 구호에 맞춰 일제히 뛰어오르는 등 무대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기도 했다. 공연 말미에는 무대 위에서 태극기가 펄럭였다.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자 월드 스테이지에 인파가 몰려들었다. 'EDM 씬의 대표주자' 알레소의 공연을 보기 위해서였다. 알레소는 화려한 불꽃과 함께 등장했다. 그가 팔을 들고 반갑게 인사하자 관객들도 환호로 화답했다. 파워풀하고 에너제틱한 드랍에 더위도 잊은 채 현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첫날의 헤드라이너는 알렌 워커였다. 지난해 드림 스테이지에 배정돼 아쉬움이 있었던 관객들은 더 넓은 공간에서 다시금 그를 만나볼 수 있었다.

두 번째 날의 헤드라이너는 내한 소식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던 애니마였다. 그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스피어 돔에서 선보인 입체적인 비주얼 아트와 디지털 퍼포먼스는 전 세계인들을 홀린 독보적인 콘텐츠다.

'2025 월디페'는 지난해보다 확 커진 LED 스크린으로 애니마의 무대를 준비했다. 프로시니엄과 분리됐던 아시바 골조까지 스크린을 확대해 더 큰 압도감을 선사했다. 전체적인 무대 규모 자체도 10% 더 키웠다. 거대한 스크린에 휴머노이드가 등장하고, 스크린을 '쾅쾅' 내리치면서 이를 깨고 나오는 연출로 무대가 열려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입체적인 사운드와 함께 여러 심상이 드러난 영상이 쉼 없이 재생돼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휴머노이드에 불을 내뿜는 날개가 돋치자 관객들은 재차 놀랐다. 청각·시각적으로 균형감 있는 서사를 펼쳐내는 애니마답게, 공연은 강한 몰입감을 자랑했다.

'2025 월드디제이페스티벌' /사진=비이피씨탄젠트 제공

'2025 월드디제이페스티벌' /사진=비이피씨탄젠트 제공

'2025 월드디제이페스티벌' /사진=비이피씨탄젠트 제공

'2025 월드디제이페스티벌' /사진=비이피씨탄젠트 제공

현장에서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월디페'의 섬세한 감정의 교류, 연대감 형성은 특히 매력적인 지점이다. 매년 스크린에 티켓 예매자들의 이름을 빼곡히 띄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올해도 리스트와 함께 청춘을 응원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스태프들의 노고에도 박수를 보내달라고 했다. DJ 스네이크의 무대가 끝나고는 이틀 전 생일이었던 그를 향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는 이벤트가 진행됐다. 관객들의 떼창으로 완성된 축하 노래에 DJ 스네이크는 "아이 러브 유"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시그니처 쇼에서 흐른 존 덴버의 '테이크 미 홈, 컨트리 로드스(Take Me Home, Country Roads)', 스웨디시 하우스 마피아의 '돈트 유 워리 차일드(Don't You Worry Child)', 콜드플레이의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는 장르를 넘어서 모두가 하나가 되는 환상적인 순간을 마음속에 새기게 하는 효과를 냈다. 연신 화려하게 하늘을 수놓는 불꽃은 현장에 있는 모두에게 보내는 박수와도 같았다.

서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2025 월디페'는 이제 일본으로 향한다. 올해를 기점으로 해외에 진출, 6월 28~29일 일본 마쿠하리 멧세에서 공연을 개최한다. 이 밖에도 아시아 주요 국가들을 중심으로 '월디페' IP에 대한 라이선스 협의가 활발히 진행 중으로, 현재 약 10개국 이상과의 실무 협의가 구체화하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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