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휴일 소아 비대면진료 확대… “인력확충 근본 대책은 빠져”

1 week ago 8

[소아과 무의촌 대책] 정부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전략’
농어촌 산모들 분만 전과정 지원
AI 기반 협진… 응급실 표류 방지
의료계 “분쟁 리스크 부담 줄여야”
현역 18개월-공보의 36개월 복무에… 李 “‘미쳤냐 거기 가게’ 이런 상황”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7.22. 서울=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7.22. 서울=뉴시스
정부가 22일 내놓은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추진 전략’의 핵심은 수도권과 지방의 의료 격차를 해소해 누구나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의료 취약지의 고위험 분만 및 소아 환자 지원을 강화하고, 농어촌에는 기존 보건소 기능을 확대한 ‘공공보건의원’을 설립할 방침이다.

다만 산과(産科)와 소아청소년과 등 지방의 부족한 필수의료 인력을 확충할 근본 대책이 빠져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 산모등록제 도입… 공공의료기관도 3곳 추가 설립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에서 보건복지부는 의료 취약지의 소아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소아주치의’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주치의는 예방접종부터 발달 상담, 경증 질환 등을 종합 관리하는 식이다. 아동인구 감소로 소아청소년과 운영이 어려운 지방을 중심으로 의료기관에 일정 수입을 보장해 의료진 이탈을 막겠는다는 취지다. 복지부는 전국 229개 시군구 중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0∼2명인 ‘소아과 무의촌’이 30%에 이르는 현실을 고려해 소청과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소아 진료가 가능하면 주치의로 지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분만 취약 지역에는 산전 진찰부터 분만, 응급 이송, 산후 진료까지 연계하는 ‘산모등록제’를 도입한다. 고위험 산모는 담당 병원과 중증모자의료센터를 미리 정해 응급 상황 시 우선 이송하고, 원정 진료가 필요한 산모에게는 교통비와 숙박비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외래 산부인과가 없는 20개 시군구에는 순회진료를 실시하고, 중증모자의료센터도 현재 2곳에서 6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전국을 ‘대진료권’, ‘중진료권’, ‘소진료권’으로 재편해 권역에서 최종 치료가 가능하도록 의료 안전망도 강화한다. ‘5극 3특’(5대 초광역권, 3개 특별자치도) 중심의 대진료권에선 국립대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이 고난도·중증질환 치료를 책임진다. 중진료권 70곳 가운데 경북 상주·문경권, 전남광주 영광·담양·장성권처럼 거점공공병원이 없거나 기능이 약한 13곳은 지방정부와 협의해 의료기관을 확충할 방침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공공의료기관) 추가 설립은 3곳을 검토 중이고, 10곳 정도는 수요가 있다고 본다”며 “지방정부, 재정 당국과 효율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 “환자가 지역병원 선택할 유인책 필요”

지방 의료공백 해소를 위해 인공지능(AI)도 적극 활용한다. 도서·산간 지역은 재택 방문 간호사가 AI를 기반으로 도시의 의사와 비대면 협진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응급실 표류’를 줄이기 위해 환자 상태와 지역의 의료진 정보를 종합해 적정 이송 병원 선정을 돕는 ‘응급 통합 AI 플랫폼’도 확대한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건강보험으로 비용을 지급하는 수가 체계를 합리화하고 의료사고 분쟁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변호사 시절 소송 경험을 언급하며 “의사 과실을 주장하면서도 정작 그 의무를 다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여건은 갖춰져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며 “오히려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현역병보다 2배 이상 긴 공중보건의사(공보의)와 군의관의 복무 기간에 대해서도 개선을 지시했다. 간담회에서 참석한 박재일 대한공보의협의회장은 “공보의와 군의관 복무기간은 1950년대부터 한 번도 줄지 않았다”고 했다. 현재 현역병 복무기간은 18∼21개월이지만 공보의와 군의관은 36개월을 복무한다. 의대생들이 복무 기간이 짧은 현역 입대를 택하고 공보의가 급감하면서 농어촌 의료 공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사병 복무 기간, 조건, 편익을 비교했을 때 공보의가 낫다고 판단했던 시기가 있었고 지금은 속된 말로 ‘미쳤냐, 거기 가게’ 이런 상황”이라며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의료계는 이번 대책에 큰 틀에서 공감하면서도 의사를 꼭 필요할 분야에 남길 유인책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병국 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장은 “수가를 올려 의사를 충원하는 것만으로 현장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어렵다”며 “간호사 등 신생아·모자의료센터 운영에 필요한 인력을 함께 충원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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