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최신 칩인 RTX6000D에 대해 중국 기업들의 주문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날 중국 정부는 엔비디아가 중국의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는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중국내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가 관련된 소식통을 인용한데 따르면, 소식통들은 주로 AI 추론 작업에 맞춰 설계된 RTX6000D에 대해 중국 기업들이 기능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또 샘플 테스트 결과 성능이 RTX5090보다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RTX5090 칩은 미국이 대중 수출을 금지한 칩이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이 여전히 암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며 가격은 약 5만위안(약 972만원)으로 RTX6000D의 절반도 안 된다고 이들은 밝혔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엔비디아 칩의 주요 수요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H20 칩 출하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또 H20보다 훨씬 더 강력한 칩인 엔비디아의 B30A를 미국 정부가 승인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RTX6000D과 H20, B30A 등 3개칩은 중국 외부에서 판매되는 AI칩의 다운그레이드 버전이다.
RTX6000D에 대해 미국 증권사들은 중국내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JP모건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에 약 150만 대의 RTX6000D가 생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RTX6000D의 생산량이 2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번 주부터 RTX6000D를 출하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최첨단 AI 칩에 접근할 수 있는 범위는 미중 무역 갈등의 가장 큰 쟁점 중 하나이다.
미국은 이전보다 더 엄격한 수출 규제를 취했던 입장에서 후퇴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들에게 엔비디아 제품 대신 중국산 칩을 사용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텐센트와 바이트댄스 등의 기업을 소환해 H20을 매수한 이유를 설명하도록 요구하고 정보 유출 위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전 날에는 엔비디아가 중국의 독점 금지법을 위반했다고 비난했다.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중국내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RTX6000D는 당초 4월에 판매가 금지됐던 H20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개발됐다. 기존 GDDR 메모리와 초당 1,398기가바이트의 메모리 대역폭을 갖춘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이는 미국 정부가 4월에 발표한 대중 첨단반도체 수출제한 조치에 따른 1.4테라바이트 임계값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가격이 10,000달러에서 12,000달러 사이인 H20은 오래된 호퍼 아키텍처를 사용하지만 초당 초당 4테라바이트로 더 큰 메모리 대역폭을 제공한다.
H20의 출하는 아직 재개되지 않았다. 그 중 하나는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에 중국 매출의 일부를 제공하기로 한 최근 거래와 관련된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필요성 때문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전 날 0.04% 소폭 하락한데 이어 이 날도 미국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0.36% 하락한 177달러 전후에 거래중이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