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13조 소비쿠폰 추경안 합의처리… 野, 상법 이어 반대서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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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폰 예산, 국비로 100% 지원키로
6000억 지역화폐 발행도 원안 통과
與 “추경안 이번주 본회의 처리”
배드뱅크 예산 놓고 마지막 공방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6.30.뉴스1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6.30.뉴스1
여야가 13조2000억 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합의 처리했다. 당초 국민의힘은 전 국민을 지급 대상으로 삼는 것에 대해 “취약계층에게 선별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소비 위축과 경기 침체가 심각하다는 판단 아래 정부안을 수용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정책으로 꼽히는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예산 6000억 원도 원안대로 통과했다. 최근 지지율 하락세로 고심하고 있는 국민의힘이 상법 개정안에 이어 추경에 대한 반대에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들 예산은 여야 간 견해차가 좁혀진 만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 민생회복지원금 반대서 선회한 野

행안위는 이날 오전 예산결산기금소위에 이어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추경안을 통과시켰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소비 활성화를 위해 전 국민에게 1인당 15만∼52만 원 상당의 쿠폰을 지급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소득 상위 10% 이상 국민 15만 원, 일반 국민 25만 원, 한부모 가정 및 차상위 계층 40만 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게 50만 원을 각각 지급한다. 농어촌 지역은 이 금액에서 1인당 2만 원을 더 준다.

소비쿠폰 예산은 모두 국비로 지원하기로 했다. 당초 정부 원안은 중앙정부가 10조2996억 원, 지방정부가 2조9000억 원을 부담하도록 했지만 재정난을 겪고 있는 지방정부에 추가 부담이 된다는 국민의힘과 여당 일부 의원의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견해차가 컸던 민생회복 소비쿠폰 예산에서 여야가 합의를 이룬 건 자영업자와 취약계층의 숨통을 틔워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기 때문이다. 추경 찬성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야당이 반대 입장만 고수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거대 여당이 추경안을 강행 처리할 경우 야당이 이를 막을 실효성 있는 방안이 없다는 현실론도 영향을 미쳤다.

국민의힘 행안위 관계자는 “우리 역시 국민을 도와줄 방법을 찾아야 하고, 정부도 절충안을 내놓은 만큼 극력 반대할 순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민의힘 소속 박수민 행안위원은 “만약 제가 대통령이었다면 국가채무를 동원한 소비쿠폰은 편성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결위 심의 단계에서 예산 추가 증액을 두고 여야가 다시 줄다리기를 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는 전날 비수도권과 농어촌 인구소멸지역에 민생회복 지원금을 각각 1인당 3만 원, 5만 원씩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이르면 7월 중 소비쿠폰 지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배드뱅크 예산 두고 샅바싸움 이어질 듯

2차 추경안의 핵심 쟁점인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처리 가닥이 잡혔지만 여당이 주장하는 이번 주내 추경안 본회의 처리를 두고선 여야가 줄다리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4000억 원 규모의 ‘장기 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이다. 재정을 투입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산하에 채무조정 기구인 배드뱅크를 설치하고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 원 이하의 개인(개인사업자 포함) 무담보 채권을 일괄 매입·소각하는 사업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에서 제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한 26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5.6.26.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에서 제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한 26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5.6.26.뉴스1
야당은 도박비, 유흥비로 진 빚까지 탕감 대상이 될 수 있고, 외국인 약 2000명의 채무 182억 원도 탕감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취약계층의 채무를 탕감해주는 기존 제도가 있음에도 도박 자금까지 일률적으로 다 갚아줘야 하느냐는 문제가 남는다”며 “예산 규모, 탕감 세부 조건 등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추경안을 이번 주에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문금주 원내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추경안은 3일 처리를 목표로 하되 예결위 심사에 따라 4일에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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