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도 설비도 없었다”…한국 법정에서 드러난 中 1위 기업의 민낯 [기자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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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법원·검찰 “연구소도 설비도 없었다”…한국 법정에서 드러난 中 1위 기업의 민낯 [기자24시] 창신메모리(CXMT) 로고 [신화연합뉴스] “처음부터 기술을 자체 개발할 생각이 없었다. 연구소도, 설비도 없었다.”28년간 삼성전자에서 근무했던 한 피고인이 얼마 전 법정에서 한 증언이다. 당사자 입에서 나온 첫 자백이다. 그는 2016년 CXMT 설립 당시 중국으로 건너가 삼성 출신 인력과 D램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렇게 세워진 CXMT는 10년 만에 중국 최대 D램 업체이자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이번 증언의 의의는 피고인 한 명을 감옥에 보내는 데 있지 않다. 법원이 증언을 사실로 인정할 경우, CXMT가 어떤 경로로 삼성 기술을 탈취했는지가 대한민국 판결문에 공식적으로 남기 때문이다.한번 판결문에 새겨진 사실은 국경을 넘어 힘을 발휘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BOE의 OLED 영업비밀 분쟁이 그 예다. 삼성은 협력사 임직원들의 기술유출을 유죄로 확정한 대법원 판결문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출했다. ITC는 이를 근거로 BOE의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해 14년 8개월간 수입 금지를 권고했다. 결국 BOE는 특허 사용료 명목으로 1조원 안팎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유출 수사와 재판이 중국 기업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낸 무기가 된 셈이다.CXMT 사건도 다르지 않다. 조직적 기술 탈취 정황이 판결문에 남는다면, 이는 훗날 삼성이 국제분쟁에서 꺼내 들 카드가 된다. 범죄자 몇 명을 잡는 데 그치지 않았던 검찰의 집요한 수사는 빼앗긴 기술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가 됐다.이 방어선은 오는 10월 2일을 기점으로 크게 흔들린다. 기술유출 수사 역량을 쌓아온 검찰이 문을 닫고 중대범죄수사청이 그 자리를 대신하면서, 오랜 노하우가 있는 검사와 전문 수사인력이 뿔뿔이 흩어질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도 함께 사라진다. 현장에서는 법률전문가의 지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기술 패권은 연구실에서만 지켜지지 않는다. 훔친 기술을 찾아내고, 법정에서 입증하고, 그 기록으로 해외에서도 책임을 묻는 것—이 연결고리 역시 기술 보호의 주축이다. 법을 만드는 이들이 이 사실을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 김민소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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