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추격에 판매량 급감·주가 하락 악재
트럼프와 갈등 폭발로 우려 시선 쏟아져
머스크, 무인 자율주행 ‘로보택시’ 출시 공지
미래 성장 전망 제시·투자자 기대감 충족 전략
성공 여부 미지수…아직 신뢰 부족·사고 잇따라
전 세계 전기자동차 산업을 호령했던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거듭되는 악재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테슬라 판매량이 급감한 가운데 최대 경쟁자인 중국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가 빈틈을 놓치지 않고 가성비를 앞세워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약 20% 하락했고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의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간 갈등이 폭발하면서 테슬라를 향한 우려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위기를 직감한 듯 머스크 CEO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 봉합 시도와 동시에 테슬라의 부활을 위한 미래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바로 인간 운전자 없이 자율주행으로 스스로 운전해 승객들을 이동시키는 ‘로보 택시’입니다. 머스크 CEO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태도가 도를 넘었다는 게시글을 올리면서 로보택시 서비스가 잠정적으로 이르면 오는 22일 시작될 예정이라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다만 안전상의 이유로 날짜가 변경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회복하고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는 ‘한 방’을 기대해왔습니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의 상황이 악화되기 전부터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로보 택시 서비스를 ‘기업 부활’을 위한 핵심 계획 중 하나로 꼽아왔습니다. 그러나 그는 지금까지 텍사스 오스틴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두루뭉실한 계획만 언급했을 뿐 구체적인 출시일이나 서비스 운영 방식 등을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
머스크 CEO의 이번 로보 택시 관련 공지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이 같은 발표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자극하며 다음 날 테슬라 주가를 약 3%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테슬라는 로보 택시 서비스 시작 초기에는 10~20대의 차량을 정해진 특정 구간 안에서만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보 택시 서비스가 당장 상용화 단계라기보다는 ‘시범 운행’에 가까운 형태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오스틴에서는 로보 택시 서비스 출시를 위한 테슬라의 준비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제조사 번호판을 부착한 테슬라 모델Y 차량들이 주거지와 쇼핑센터 등이 밀집한 곳으로 시내 중심부와도 멀지 않은 지역인 시내 남부와 남동부쪽에서 자주 목격되고 있습니다. 일부 모델Y 차량들의 경우 원형 경로를 따라 반복적으로 주행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블룸버그는 “로보 택시 서비스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로보 택시 초기 운행 구역은 수마일 정도의 제한된 범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로보 택시 출시는 에어비엔비와 우버를 결합한 성격의 ‘차량 호출 네트워크’ 구축을 약속해온 테슬라의 미래 성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입니다. 머스크 CEO는 오는 2026년 말까지 수십만대의 로보택시가 도로 위를 달리게 될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자사의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장기적으로는 테슬라가 직접 소유한 차량은 물론 개인 운전자가 소유한 차량을 해당 서비스에 함께 투입시키는 것이 머스크 CEO의 목표입니다. 만약 로보 택시 서비스 출시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테슬라는 오스틴에서 웨이모(Waymo) 등에 이어 주요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기업 중 하나로 거듭날 예정입니다.
자율주행 서비스를 선보인 기업들이 텍사스로 몰리는 이유는 텍사스가 자율주행 차량을 규제하는 법안이 느슨한 편이기 때문입니다. 텍사스에서 인간 운전자가 있는 카풀 등 기업이 운영을 하려면 허가 면허를 받아야 하지만 테슬라가 운용하려는 로보 택시와 같은 자율주행 차량은 법적 허점으로 동일한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소유한 웨이모는 현재 우버와 협력해 오스틴에서 약 100대의 로보 택시를 운행 중입니다. 폭스바겐그룹의 자율주행 전문 회사 폭스바겐 ADMT와 아마존의 자회사 주크스도 해당 지역에서 자율주행 차량을 테스트 중입니다.
각 기업들이 야심차게 자율주행 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성공 여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 자율주행차 탑승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운전자 없는 무인 차량이 목적지까지 태워다주는 서비스에 신뢰를 보내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차량의 사양과 상관 없이 자율주행 차량 테스트는 오스틴을 포함한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지금은 운영이 중단된 제너럴모터스(GM)의 무인 자율주행차 ‘크루즈’는 미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보행자 충돌 사고를 냈고, 최근에는 웨이모 차량이 폭우 이후 침수된 도로에 진입해 승객이 갇히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웨이모 대변인은 “안전은 우리 웨이모의 최우선 가치로 이는 웨이모를 선택한 승객뿐 아니라 도로를 함께 달리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며 “그동안의 경험과 학습을 바탕으로 도로 안전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것을 약속드린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최근 수개월간 미 워싱턴에서 벌어진 정치적 혼란을 머스크 CEO가 야기한 점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머스크 CEO와 테슬라는 그 어느 때보다도 극명한 찬반 논쟁에 휘말려 있습니다. 머스크 CEO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 완화를 위해 노력은 하고 있지만 공개적 충돌이 추가로 발생하면 더 많은 잠재 고객을 멀어지게 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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