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랑 친하게 지내면 선물준다”…트럼프의 이란 고립 전략, 시리아 제재 풀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구하는 새로운 중동 질서의 모습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시절 역점 과제였던 ‘아브라함 협정’ 확대를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30일(현지시간)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21년 만에 공식 해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서명한 행정명령에서 “2004년 5월 11일 발효된 행정명령 13338호(시리아 특정 개인의 재산 동결 및 특정 물품 수출 금지)에서 선포된 국가비상사태를 종료하며 해당 명령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후 시리아에 대한 추가 제재들도 모두 폐지됐다. 효력은 7월 1일부터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해제 배경에 대해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이 무너진 뒤 아메드 알샤라 임시 대통령이 이끄는 새로운 정부의 긍정적 조치를 포함해 시리아가 6개월간 발전적으로 변화했다는 점을 거론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시리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길을 촉진하고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알샤라 임시 대통령은 작년 말 집권 이후 시리아 내 이란 영향력 축소 정책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행정명령에서는 지난해 말 정권 붕괴 전 러시아로 도피한 알아사드 전 대통령을 포함해 시리아 전임 정권 관련자와 ISIS(미군의 ‘이슬람국가’ 호칭) 또는 기타 테러 조직, 인권 학대자, 화학무기 및 화학무기 확산 활동 관련자에 대한 제재는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중동 순방에서 시리아 제재 해제를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알샤라 임시 대통령과 처음으로 만나 회담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알샤라 임시 대통령을 “강인한 인물” “투사” “강력한 이력의 소유자”라고 높이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제재 완화는 중동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목표와도 맥을 같이한다”면서 “미국은 장기적으로 시리아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골자로 한 아브라함 협정에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같은 날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은 평화와 정상화를 위한 아브라함 협정을 확대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의 필수적이고 안보적인 이익을 수호함과 동시에 이웃 나라인 시리아와 레바논을 이 평화와 정상화의 고리에 추가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처를 통해 중동 내 우방 국가 확대와 이란 영향력 억제를 노리고 있는 셈이다. 시리아 정부는 미국의 제재 해제 결정을 환영했다. 하산 알시바니 시리아 외무장관은 엑스(X)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제재 해제를 환영한다”며 “이번 조처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재건과 개발의 문을 열고 경제 회복의 장애물을 제거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오는 7일 회담한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전했다. 이스라엘이 지난달 13일 이란을 공습한 후 처음이다.

아브라함 협정에 아랍 국가 참여를 막는 장애물인 가자지구 전쟁이 이번 회담의 핵심 안건으로 꼽힌다. 이날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공습해 70여 명이 숨졌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이번 회담에서 이란 문제 외에 가자지구 전쟁 관련 휴전 협상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이스라엘·하마스 중재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라고 AP통신이 복수의 미국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휴전 시점에 대해 “임박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다음주 내로 휴전을 이룰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 프로그램 완전 폐기 압박과 동시에 아브라함 협정을 이용해 이란을 역내에서 소외시키고 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폭스뉴스에 이란이 과거 행동을 바로잡는다면 제재를 면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 시아파 고위급 성직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에게 보복을 시사하는 ‘파트와(이슬람 율법 해석 의견)’를 발표하면서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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