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를 다시 위대하게"…중학개미 '싹쓸이' 나섰다 [조아라의 차이나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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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회사를 다시 위대하게"…중학개미 '싹쓸이' 나섰다 [조아라의 차이나스톡]

중국 대표 빅테크 알리바바의 주가가 최근 강세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사업이 고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에 투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중학개미 역시 최근 가장 많이 사들이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 알리바바 40% 껑충...중학개미 순매수 1위

그래프=구글 캡처

그래프=구글 캡처

21일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이날 1.98% 상승한 165.10홍콩달러를 기록했다. 전날엔 5% 가까이 뛰었다. 미중 무역갈등이 완화할 것이란 전망이 투자 심리를 자극하며 이날 주가는 상승 마감했다. 최근 3개월 사이 주가 상승률은 40%를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 호실적에 대규모 AI 투자 계획 등이 알려지면서 기대를 키우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10월1일~20일) 국내 투자자들은 홍콩 증시에서 알리바바(1916만1868달러)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알리바바의 공매도 규모는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공매도는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먼저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다시 매수해 갚는 투자 기법인다. 공매도가 줄었다는 것은 주가 상승을 염두한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금융정보업체 AAstock에 따르면 전날 알리바바의 전체 거래액 대비 공매도 비중은 13.44%로 지난달 말 15.08%보다 1.64%포인트 감소했다. 지난달 29일엔 공매도 비중이 23%를 웃돌았으나 최근 주가가 소폭 주춤하자 공매도 세력도 약화하는 분위기다.

3분기 실적은 다음달 중순께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분기 알리바바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2476억5200만위안을 기록했다. 핵심 사업인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 매출이 같은 기간 26% 늘었다. 올해 3분기 실적에서도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이 큰 폭의 개선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지 증권사인 궈신증권은 "알리바바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 증가한 2456억위안을 기록할 것"이라며 "특히 클라우드 관련 매출은 같은 기간 3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전자상거래는 소비 위축 등으로 13%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 "알리바바를 다시 위대하게" 게시판 도배

"우리회사를 다시 위대하게"…중학개미 '싹쓸이' 나섰다 [조아라의 차이나스톡]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의 공개적인 행보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올해 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최한 민간기업 좌담회에 마윈이 전격 등장한 것이 신호탄으로 꼽힌다. 마윈은 2020년 10월 상하이 금융포럼에서 중국 금융 당국을 비판하는 연설을 한 뒤 자취를 감추다가 5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실제로 이후 마윈은 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알리바바 내부 게시판에 ‘알리바바를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libaba Great Again)’라는 문구가 잇따라 게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회사 관계자를 통해 지난 7월 최대 500억 위안(약 10조 원) 규모의 보조금 투입과 AI·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 역시 마윈이 이끌었다고 보도했다. 마윈의 복귀 움직임은 곧바로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월17일 마윈이 항저우캠퍼스에 등장하자 이날 알리바바는 5.28% 급등했다. 이날 시가총액 역시 4년 만에 최고치인 3조 홍콩달러를 돌파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나누고 있는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사진=중국 CCTV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나누고 있는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사진=중국 CCTV 캡처

알리바바는 3년간 3800억 위안(약 74조원) 이상의 AI 및 인프라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급격히 증가하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응해 인프라를 대거 확충하고 있다. 지난 14일 알리바바는 AI·클라우드 사업 확대를 위해 두바이에 두번째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2016년 이후 9년 만에 신규 두바이 데이터센터를 마련하는 것이다. 알리바바는 한국 시장에도 내년께 세번째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일본과 싱가포르 등에도 데이터센터를 확장한다.

해외 증권가에선 알리바바의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179달러→205달러)와 뱅크 오브 아메리카(195달러→200달러), 번스타인(167달러→200달러) 등이 최근 줄줄이 목표주가를 올렸다. 골드만삭스는 "전자상거래 수익성과 글로벌 클라우드 잠재력이 상승하고 있다"며 2026년부터 2028년까지 클라우드 매출 증가율을 각각 33%, 29%, 19%로 상향하고 주가 조정시 매수하라는 조언을 내놨다. 미중 갈등으로 반사이익을 보게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위즈덤트리의 리첸 렌 퀀트 투자 책임자는 지난 19일(현지시간) CNBC에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기술은 산업용 AI에 가깝다"며 "미국과 중국 중 누가 기술 분야에서 승리할지는 결론 내리기 어렵지만 투자 기간이 길다면 지금이 투자 측면에서 적기"라고 언급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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