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어떻게 두뇌 건강을 개선할까? 과학적 근거

3 weeks ago 11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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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퍼즐 게임, 카드 게임, 스마트폰 앱…. 뇌를 자극해 인지 기능을 개선하려 흔히 선택하는 것들이다.

이 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 바로 운동이다. 기억력, 집중력, 두뇌 건강을 증진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운동이라는 과학적 증거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운동, 두뇌 건강을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걷기, 자전거 타기, 요가, 춤, 심지어 포켓몬 고(Pokémon GO)와 같은 활동적인 비디오 게임을 포함하여 몸을 움직이는 모든 활동이 두뇌 기능을 향상시킨다. 신체활동은 나이에 관계없이 사고력, 의사결정 능력, 기억력, 집중력을 높인다.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대학교(UniSA) 연구진이 2724건의 무작위 대조시험과 25만 8279명의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133건의 체계적 검토 결과를 ‘우산 리뷰’(Umbrella Review)해 얻은 결론이다.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연구결과를 발표한 UniSA 연구원 벤 싱(Ben Singh) 박사와 애슐레이 E. 스미스(Ashleigh E. Smith) 교수가 연구자들이 직접 기고하는 비영리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과학적 근거가 있는 사고력 강화·기억력 향상 방법’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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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말하는 운동의 효과이들의 연구는 규칙적인 신체활동이 뇌 기능의 세 가지 핵심 영역을 개선한다는 기존 연구들을 뒷받침 한다.첫째 인지능력: 명확하게 사고하고, 배우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전반적인 능력.
둘째 기억력: 특히 단기 기억력과 개인적 경험을 기억하는 능력.
셋째 집행(실행) 기능: 집중력, 계획 능력, 문제 해결 및 감정 조절 능력.

분석 대상이 된 기존 연구들은 운동이 두뇌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단어 목록 기억하기, 퍼즐 풀기, 작업 간 신속히 전환하기와 같은 간단한 테스트를 수행했다.

UniSA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운동은 인지 기능을 눈에 띄게 향상시켰다. 기억력과 실행 기능에서는 크진 않지만 의미 있는 개선을 보였다.

운동의 뇌 건강 개선 효과, 남녀노소 모두에 적용

효과는 모드 연령대에서 나타났다. 그중 어린이와 청소년은 기억력이 크게 향상됐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환자는 다른 인구 집단보다 신체 활동 후 실행 기능이 더 크게 향상되었다.

기존 연구들은 새롭게 체계적인 운동을 시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다. 많은 사람이 규칙적인 운동 시작 12주 만에 개선을 경험했다.

일반적으로 일주일에 매일 최소 30분, 일주일에 총 150분 정도 운동한 사람들에게서 가장 큰 효과가 나타났다.

운동은 어떻게 뇌를 변화시킬까?

운동이 두뇌에 미치는 영향

걷기나 자전거 타기와 같은 신체활동은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해마의 부피를 늘릴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1년 동안 유산소 운동을 한 노인들은 해마가 20% 커져 1~2년간의 노화에 따른 수축(부피 축소)을 역전시켰다.

심장을 더 빠르게 뛰게 하는 고강도 운동, 예를 들어 달리기나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은 뇌가 스스로 적응하고 재구성하는 능력인 신경 가소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뇌는 생각, 행동, 경험의 변화에 적응해 계속 변한다. 신경 가소성이 강화되면 나이가 들어도 더 빨리 배우고, 더 명확하게 사고하며, 정신적으로 날카로운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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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고령화 시대 치매 예방 가장 손쉽고 강력한 도구

고령화 인구가 늘어나면서 치매, 알츠하이머병, 인지기능 저하의 위험 또한 증가한다. 이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운동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일주일에 150분~300분의 중간 강도 운동 또는 주당 75분~150분의 고강도 운동을 권장한다. 근육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같은 근력 운동을 일주일에 두 번 이상 규칙적인 운동에 포함시키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UniSA 연구자들은 신체적·체력적 문제로 달리기나 무거운 역기를 들 수 없다면 요가, 태극권, 엑서게임(닌텐도 고와 같은 신체활동과 비디오 게임이 결합된 형태) 등의 저강도 활동을 하더라도 고강도 운동 못지않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뇌와 신체를 모두 자극한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태극권은 집중력. 협응력, 그리고 일련의 기억력을 요구한다.

엑서게임은 실시간 의사 결정과 신호에 대한 빠른 반응을 요한다. 이는 주의력과 기억력을 단련시킨다.

가능하면, 헬스장에서 근력 운동을 하거나 요가 수업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등 체계적·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게 좋다. 신체 활동을 통한 뇌 건강 향상 측면에서 최대한의 이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과 학교에서도 ‘운동 휴식’에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다.

근무시간 중 짧은 운동 휴식을 가지면 업무 집중력이 높아져 더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학교생활에서 체육 시간을 늘려 주의력과 학업 성취도가 올라간 사례가 많다.

운동은 뇌 건강을 개선하는 가장 강력하고 쉬운 접근법 중 하나다. 아직 안 하고 있다면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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