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본선행 이끈 ‘1,232일 만에 득점포’…이라크전 혈 뚫은 김진규의 활약상

다시 잡은 기회를 이보다 더 완벽하게 살릴 수는 없을 것이다. 다시 태극마크를 단 김진규의 이야기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9차전 이라크 원정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홍명보호는 5승 4무(승점 19)로 B조 선두를 유지했다. 3위 이라크(승점 12)와 격차를 벌렸다. 오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쿠웨이트와 최종전(10차전) 결과와 관계없이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쾌거를 이뤘다. 1986 멕시코 월드컵 후 40년의 대기록을 이어갔다. 한국은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스페인에 이어 전세계 6번째로 이 기록을 세웠다.

통산 12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이다. 한국은 아시아 최다 월드컵 본선 진출 기록을 유지했다. 일본,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이란, 우즈베키스탄에 이어 6번째로 북중미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라크전 승리에는 미드필더 김진규의 활약이 컸다. 김진규는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 출전했다. 홍명보호는 전반 26분 알리 알 하마디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했다. 분위기를 확실하게 가져오며 이라크를 압박했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변화를 꾀했고, 첫 교체 카드로 김진규를 내세웠다. 전반전 박용우가 경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은 빠르게 변수를 지웠다. 김진규는 황인범과 함께 4-2-3-1 포메이션의 3선을 책임졌다.

김진규는 경기 내내 왕성한 활동량과 안정된 경기 운영을 보였다. 특히 우측면에서 이강인, 설영우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상황에 따라 하프 스페이스 공간까지 적극적으로 파고들며 공격에 가담했다.

그리고 후반 18분 답답했던 혈을 뚫었다. 수적 우위에도 0-0 균형을 이뤘던 홍명보호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김진규는 박스 안쪽에서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뒤 침착하게 터치를 이어갔다. 박스 안쪽에서 전진 후 수비 태클을 피해 가볍게 밀어찬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이후 홍명보호는 이라크를 더욱 강하게 밀어붙였다. 후반 37분 전진우의 크로스와 쇄도하던 오현규의 추가골로 격차를 벌리며 기쁨의 순간을 맞이했다.

홍명보 감독은 6월 A매치에 3선 자리 변화를 가져갔다. 선발조로 나서는 황인범-박용우를 유지한 상황에서 김진규를 비롯해 원두재, 박진섭을 불러들였다. 당시 홍명보 감독은 “계속해서 황인범-박용우 조합으로 경기를 치렀다. 두 선수는 경고 누적이 있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한다”라며, 김진규 발탁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황인범의 대체자를 찾았다. 김진규가 그 역할에 알맞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성장이 다소 정체됐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소속팀 전북현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진규는 3년 반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받았다. 지난 2022년 1월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체제에서 첫 A대표팀 부름을 받은 뒤 처음이다.

김진규는 홍명보 감독의 신뢰에 보답했다. 결승골을 작렬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진규의 이번 득점은 1,232일 만에 A대표팀에서 넣은 기록이다.

경기 후 김진규는 동료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방송사 인터뷰를 통해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해서 기회를 받았다. 동료들이 잘 도와준 덕분에 골을 넣을 수 있었다. 너무나도 고맙다”라고 전했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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