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요양 넘어 ‘생활 속 건강장수’로 정책 전환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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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수명 5080 국민추진위원회, 첫 준비모임 개최


9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호암회관에서 2050년까지 건강수명을 80세로 늘리자는 취지로 출범할 ‘건강수명 5080 국민추진위원회’가 첫 준비 모임을 가졌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9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호암회관에서 2050년까지 건강수명을 80세로 늘리자는 취지로 출범할 ‘건강수명 5080 국민추진위원회’가 첫 준비 모임을 가졌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9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호암회관에서 ‘건강수명 5080 국민추진위원회’가 첫 준비모임을 열고 국민 건강수명 연장을 위한 대전환의 출발을 공식화했다. 이 위원회는 의료와 요양 중심의 고령화 대응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건강과 자립 중심의 정책 전환을 모색하는 범국민 실천 연대다. ‘2050년 이전 건강수명 80세 달성’을 국가 비전으로 제시하며 국내외 원로급 고문단과 보건의료 및 시민사회 전문가 자문단, 실천형 추진위원회, 200여 명의 준비위원으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이날 “국민에게 10년 더 건강한 삶을 선물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다가오는 대선을 건강정책 혁신의 기회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임지준 위원회 준비위원장(따뜻한치과병원 대표원장)은 “대한민국 50세 인구 대부분이 앞으로 20년은 비교적 건강하게 살지만 이후 15년은 병원이나 요양시설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제는 30년을 스스로 건강하게 살고 마지막 5년만 도움을 받는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년 15년 동안 결국 가족의 돌봄 부담, 국가의 의료·복지 비용까지 높아지는 상황이 생긴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수명은 늘었지만 건강은 그대로인 첫 세대인 지금의 40, 50대가 마지막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10년간 건강수명은 고작 1살 증가(69.69세→70.51세,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자료)하는데 그쳤다.

국민의 기대수명과 건강수명 간의 격차는 여전히 14년 이상. 이제는 연명 중심의 의료에서 벗어나, ‘생활 속 건강장수’로 정책 기조를 바꾸어야 할 때임을 분명히 했다. 또 위원회는 건강수명 격차의 심각성도 지적했다. 같은 서울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건강수명이 최대 4년 차이 나며, 소득에 따라 9년 이상 벌어지는 현실은 방치할 수 없는 사회적 불평등이라고 밝혔다. 이날 준비모임에는 의료 보건 복지 체육 시민사회 등 각계 전문가들이 함께하여 건강수명을 위한 범국민 플랫폼 구축의 첫 단추를 끼웠다. 위원회는 5월 2일 국회에서 ‘건강수명 5080 비전선포식’을 개최, 국민운동의 비전과 실천 방향을 제시하고 여야 정당이 함께 참여하는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임 준비위원장은 “정권은 수차례 바뀌었지만, 국민 건강수명은 여전히 제자리다. 이번에는 정파를 초월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최우선으로 하는 건강정책이 실현되길 바란다”며 “건강수명은 더 이상 복지의 영역에 머무는 과제가 아니라 국가의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이다. 지금이 바로, 더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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