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고조되며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지만, 국내 주식시장은 오히려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괴리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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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오히려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1.7로 전월 대비 2.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 4.8포인트 급락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내림세다. 낙폭 기준으로는 비상계엄 사태 직후였던 2024년 12월 이후 가장 크다.
ESI는 민간의 경제상황 인식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기준값 100을 넘으면 장기평균 대비 낙관적, 100 미만이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제조업 수출 전망은 개선됐지만, 가계의 소득과 소비 전망이 악화된 점이 지수 하락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ESI 하락을 이끌고 있는 것은 국제유가다. 배럴당 70달러 수준이던 유가는 현재 브렌트유 선물 기준 120달러 안팎까지 상승했다. 미국과 이란 간 일시 휴전으로 80달러대까지 내려갔지만, 추가 협상이 결렬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다시 급등세로 돌아섰다.
그럼에도 글로벌 증시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증시 역시 전쟁 초기 급락을 딛고 빠르게 반등했다. 지난달 21일 전쟁 이전 고점을 넘어섰고, 이후 장중 6700선을 연속 돌파하며 ‘코스피 7000’ 기대까지 커지고 있다.
증시 상승세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글로벌 산업 구조가 재편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기업은 반도체 업황이 강한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잇따른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AI 인프라 투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점도 호재다. 실제로 이번 중동 충돌에서도 AI 기반 정보 분석과 군사 활용이 현실화되며 관련 기술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다만 반도체를 제외한 산업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고물가와 고용 둔화 속에서 가계 체감경기는 악화되고 있다. 거시지표는 버티지만 산업과 경제 주체 간 격차가 벌어지는 ‘K자형 구조’가 심화되는 흐름이다.
정책 측면에서는 재정이 완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편성한 26조원 규모 추경과 이 중 6조원대 소비 보조금이 가계 소비를 지지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저소득층과 소상공인 지원, 한계기업 유동성 공급, 모험자본 확대 등을 통해 충격을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투자 확대 효과가 고용으로 이어지기까지 시차가 불가피해 체감경기 회복은 지연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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