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한 안전자산 없는 줄 알았는데”...美 채권 산 개미들, 트럼프 때문에 비명

6 hours ago 2

美 연준 금리인하 늦어지고
감세 공약에 재정적자 경고음
장기물 금리 다시 튀어올라

10년물 ETF수익률 -7.4%
채권시장 안정책 나올지 촉각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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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가 관세 쇼크를 딛고 강하게 반등했지만 채권 시장은 여전히 지난달 ‘관세 쇼크’ 당시의 가격 폭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재정 적자,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겹치며 미국 국채 수익률이 지난 4월 초 고점을 다시 넘어서면서 미국 장기채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541%까지 올라 지난달 11일 기록했던 4.495%를 넘어섰다. 지난달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일 3.999%에서 9일 4.325%로 갑자기 튀어 오르며 장기채들이 대거 폭락해 시장에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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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폭락에 따른 마진콜(추가 보증금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채권 매도가 나오고 미국 국채가 안전자산이란 인식에 금이 간 것이 원인이었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강공책에서 한발 물러서며 90일 유예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후 차츰 안정을 찾아가며 지난달 30일엔 4.167%까지 떨어졌던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이달 들어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진 데다 재정 적자 확대 우려가 장기물 금리 상승폭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입법 과정이 미국 의회에서 진행되자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중 4.5%를 돌파했다.

마크 카펠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전략가는 “미국 재정 적자는 올해 2조달러에 2027년까지 2조3000억달러로 확대될 것”이라면서 “이러한 수치가 장기국채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오르면서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은 최근 계속 하락하고 있다.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이자율 상승이 가격 하락에 미치는 영향이 지속된다.

여기에 15일 달러당 원화값이 1390원 초반대로 강세를 보이면서 1450원대에 미국 채권 ETF를 매수했던 투자자들은 환오픈 ETF의 경우 환율로 인한 평가손까지 감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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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개월간 ‘TIGER미국30년국채스트립액티브’는 7.4% 하락했다. ‘RISE미국30년국채액티브’ 역시 6.5% 하락했다. ‘KODEX미국10년국채선물’은 1.9% 하락했다.

이들 ETF는 환헤지형이라 달러값 하락의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장기물 투자 상품이라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값 하락 영향을 크게 받은 것이다.

다만 현재 달러값이 내려온 시기며 금리 역시 더 오를 여지가 크지 않은 만큼 미국 채권을 매입하기엔 좋은 타이밍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 시 장이 흔들렸을 당시 국내 채권에 대한 최저가 매수 기회를 제공했듯 트럼프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변동폭이 커진 미국 국채시장은 매수 기회를 주는 시간이라 본다”고 말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은 당장 정부 부채 부담을 늘리기 때문에 국채 시장이 안정될 수 있는 정책이 나올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오히려 미국 장기물처럼 금리가 올라가고 있는 한국 채권 가격이 향후 가격 하락 여지가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월 말 2.582%까지 떨어졌던 한국 국채 10년물 수익률도 2.73%로 올라왔다.

한때 시장에선 1%대 기준금리까지 예상했는데 관세 리스크가 점차 해소되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저성장에 대한 우려는 모두 장기 금리에 선반영된 수준인데 다음달 대선 이후 재정 지출 증가 가능성이 커지면서 장기 금리를 더 높일 가능성도 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1분기 국고채 30년물을 대거 순매수했지만 차츰 외국인의 국고채 현선물 순매수 강도가 약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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