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손 잡고 최태원과 차담회"…이재명 '광폭 행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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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재계와의 소통 주목
후보 시절 이재용·최태원 만나
기업 경쟁력·산업 지원 등 언급
1호 공약은 '반도체 산업 지원'
후보 첫 경제일정 SK하이닉스 방문

지난 3월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서 열린 청년 취업 지원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 앞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마중 나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3월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서 열린 청년 취업 지원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 앞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마중 나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 대통령 당선으로 국내 반도체 업계에 훈풍이 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1호 공약으로 반도체 산업 지원 계획을 내놨고 첫 번째 경제일정으로 SK하이닉스를 찾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난 자리에선 "기업이 잘 돼야 나라가 잘 된다"며 기업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일 오전 전체 위원회의를 열고 이 대통령을 당선이으로 공식 확정했다. 이 대통령은 선관위 당선인 결정이 의결된 이날 오전 6시21분 임기가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앞서 1호 대선 공약으로 '반도체 산업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글로벌 경제패권은 누가 반도체를 지배하느냐에 달려 있다. 반도체를 지키는 것은 우리 미래를 지키는 것"이라며 "압도적 초격차·초기술로 세계 1등 반도체 국가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한 보조금·세제 지원 방안을 골자로 한 반도체특별법 제정을 빠른 시일 안에 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여기엔 국내에서 생산·판매되는 반도체에 최대 10% 생산세액 공제를 적용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첫 번째 경제 일정으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았다. 이 자리에선 국내 반도체 기업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이 무엇인지 현장 의견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당시 "압도적 초격차·초기술로 세계 1등 반도체 국가를 만들겠다"며 "국가 경제라고 하는 것은 결국 기업 활동에 의해 유지된다. 정치도 경제 성장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SK하이닉스 방문을 놓고 업계 일각에선 미래지향적 기술 성장을 강조한 발언을 긍정적으로 보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달 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강은구 한국경제신문 기자

지난달 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강은구 한국경제신문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공약집에선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역량을 강화하고 유망 팹리스 성장 지원을 강화하겠단 공약이 포함됐다. 3대 차세대 반도체(전력·차량용·저전력 AI 반도체) 기술개발 지원도 공약했다.

2나노 이하 공정 기반의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하고 첨담패키징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판교 K-팹리스 조성 등을 통해 팹리스 기업을 육성하고 고대역폭메모리(HBM)과 같은 최첨단 메모리를 앞세워 AI 주도의 반도체 초격차 시대에 대응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RE100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도 약속했다.

저전력·고성능 신경망처리장치(NPU), 프로세싱인메모리(PIM) 등 차세대 반도체 기술개발을 지원한다는 공약도 제시됐다. 또 국산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AI 반도체 생태계를 조기에 확립하겠다고 했다. 반도체 핵심 소재·원료 광물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 있도록 공급망안정화기금을 확대한다.

첨단반도체 양산연계형 미니팹(테스트베드)을 조기 구축해 반도체 소부장 기업의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걸었다. 글로벌 팹리스 육성, 연구개발 지원 확대 등을 통해 시스템반도체 인프라도 확충한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재계 주요 인사들과의 교류에도 적극적이었단 평가를 받는다. 지난 3월엔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SSAFY)'를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남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기업이 잘 돼야 나라가 잘 되고 삼성이 잘 살아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들도 잘 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에도 삼성전자 경영진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I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행보도 주목받았다. 이 대통령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그간 수차례 만나 AI 발전 방안 등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지난달 8일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선 최 회장에게 "어쩌면 그렇게 저하고 생각이 똑같냐"면서 공감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엔 최 회장을 국회로 초청해 민생경제간담회를 진행했고 같은 해 11월 SK그룹이 주최한 'SK AI 서밋'에서도 차담회를 가졌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 기구인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역할을 강화하겠단 의지도 표명했다. 대통령실에 'AI정책수석'인 국가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를 임명하겠다는 것이다. 범국가적 AI 대전환 전략 추진을 위한 'AI 전략기구'도 설치한다. AI 시대를 주도할 미래인재 양성과 해외 인재 유치, 전국민 AI 접근권 보장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경영계에선 신임 대통령 당선 이후 경제적 불확실성을 해소할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관세 전쟁, AI 혁명 등 격변하는 국제경제질서 속에서 우리 경제가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할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경영계는 당선자가 통찰력 있고 균형잡힌 리더십을 발휘해 대한민국의 번영을 이끌어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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