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사건 무혐의 처분으로
민주당 거센 탄핵공세 시달려
李 "건강상의 이유로 떠난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가 20일 사의를 표명했다.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됐다가 헌법재판소의 기각 결정으로 직무에 복귀한 이후 두 달 만이다. 국회는 작년 12월 이들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를 부실 수사했다며 탄핵소추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헌재는 지난 3월 이를 기각 결정한 바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지검장과 조 차장검사는 이날 오후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이 지검장은 '건강상 이유'로 사직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직무정지 기간이 길어지면서 정신적·육체적으로 상당한 고통을 겪으며 건강이 나빠졌다는 것이다.
조 차장검사는 이날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탄핵 등으로 너무 힘들었다"면서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지검장과 동시에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서는 "각자 알아서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의 퇴직 예정일은 대선 전날인 다음달 2일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두 사람은 작년 10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결재했다. 당시 검찰은 김 여사가 주범들과 공모했거나 그들의 시세조종 범행을 인식 또는 예견하면서 계좌 관리를 위탁하거나 주식매매를 주문하는 등 범행에 가담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서울고검은 지난달 25일 김 여사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고검 형사부가 이 사건을 다시 직접 수사하기로 한 것이다. 중앙지검이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한 지 6개월 만이다. 이에 한 부장검사는 "정권 교체 이후 불필요하게 곤욕을 치르기보다는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던 안동완 서울고검 검사(54·사법연수원 32기)도 사의를 표명했다. 안 검사는 2023년 부산지검 2차장 시절 유우성 씨를 보복 기소한 의혹으로 탄핵됐으나 헌재는 지난해 5월 공소권 남용이 아니라며 5대4로 기각했다.
[김민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