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787 드림라이너 첫 추락사고
특히 사고 항공기가 미국 보잉의 베스트셀러 기종 중 하나로 그간 안전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온 787 드림라이너라 정확한 추락 원인에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이 기종은 2011년 운항을 시작한 이래 추락 사고가 한 번도 없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87 드림라이너에 대해 “상업용 항공기 역사상 가장 깨끗한 안전 기록을 보유했던 기종”이라고 전했다.
● 양쪽 엔진 동시 고장과 새 떼 충돌 가능성 등 원인으로 지목
13일 영국 BBC방송이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분석한 보도에 따르면 사고 항공기가 이륙 직후 추락하기까지 비행 시간은 약 30초에 불과했다. 항공기가 최종 송출한 데이터에 따르면 기체는 고도 190m까지 상승한 뒤 하강한 것으로 나타난다.BBC는 항공기가 고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추진력이나 동력이 부족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전문가들을 인용해 “극히 드물지만 양쪽 엔진이 동시에 고장 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항공기는 엔진 하나가 고장 나도 비행을 이어갈 수 있도록 엔진을 두개 이상 탑재하지만, 모든 엔진이 꺼지면 기체는 추진력을 완전히 잃게 된다.
새 떼 충돌이 원인이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도 전문가들은 사고기가 이륙했던 아마다바드 국제공항이 “새로 악명 높다”고 말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2022~2023년 이 공항에서 새 떼 충돌 사고가 38건 발생해,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이 밖에 항공기가 낮은 속도에서도 충분한 양력을 발생시킬 수 있게 해주는 핵심 비행통제장치인 플랩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영국 조사팀은 인도 조사관들과 함께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설 예정이다.● 737 MAX 안전문제로 어려움 겪은 보잉에 또다른 악재
이번 사고는 737 MAX 연쇄 추락 사고로 이미 신뢰도에 타격을 입은 보잉에 또 다른 위기를 안겼다. 737 MAX는 2018년 10월 라이언에어 610편(189명 사망)과 2019년 3월 에티오피아 항공 302편(157명 사망) 등 5개월 사이 두 차례 추락해 총 346명이 목숨을 잃으며, 2019년 3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전 세계적으로 운항이 금지된 바 있다.
BBC는 “이번 사고는 737 MAX 기종의 안전 문제 등을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보잉에 큰 타격”이라며 “취임 1주년을 앞둔 켈리 오트버그 최고경영자(CEO)에게는 또 다른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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