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의인들’ [횡설수설/우경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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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경찰이 칼부림이 벌어진 인천 대형 복합상가에 도착했을 당시에 범인 최충락은 두 겹, 세 겹 포개진 의자 다리 사이에 끼인 채였다. 시민 5명이 범인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의자로 결박한 것이다. 2층 푸드코트 우동집 사장 이현민 씨가 맨 처음 범인과 맞섰다. 의자를 방패 삼아 범인을 막았고, 그 뒤로 손님들이 도망쳤다. 범인이 3층으로 방향을 틀자, 나현준 씨가 의자를 집어 들고 쫓아갔다. 범인을 따라간 나 씨가 의자를 휘둘렀지만 흉기에 밀려 에스컬레이터에서 2층으로 굴러떨어졌다. 나 씨는 한쪽 신발이 벗겨진 채 다른 의자를 들고 다시 3층으로 뛰어올랐다. ▷그사이 3층에선 다른 시민들이 의자와 우산을 들고 범인과 싸우고 있었다. 카트를 밀고 뛰어오는 시민도 있었다. 이들을 피해 범인이 에스컬레이터를 거슬러 4층으로 향했다. 이를 보고 4층에서 영화 상영을 기다리던 신중현 씨가 의자를 힘껏 내던졌다. 에스컬레이터 위에 쓰러진 범인이 3층으로 실려 내려왔고, “같이 막아 주세요”라는 신 씨의 외침에 나 씨를 비롯한 시민 4명이 ‘의자 감옥’에 최 씨를 가뒀다. 최 씨가 범행을 저지른 5분 동안 8명이 다쳤다. 용감한 시민들이 없었다면 그 피해가 얼마나 커졌을지 모를 일이다. ▷흉기 난동이 눈앞에서 벌어진다면 당연히 극심한 공포에 얼어붙을 것이다. 나 씨는 앞뒤 재지 않고 뛰어든 이유에 대해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피해자가 더 생기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했다. 신 씨는 “무서워서 도망치려고 했다. 하지만 여자 친구와 키즈카페 아이들을 보니 내가 아니면 막을 사람이 없겠구나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살아야 했고, 살려야 했다”고 했다. 생존이 위협받는 순간 이타심을 발휘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나쁜 뉴스가 쏟아지니 갈수록 세상이 각박하고 험악해지는 것만 같다. 그래도 세상이 살 만한 건 ‘인천 의인들’처럼 곳곳에 이름 없는 영웅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만 해도 4월에 경남 양산시 한 편의점에서 흉기로 직원을 위협하는 50대 남성을 맨몸으로 제압한 시민이 있었고, 5월에 경기 의왕시 수심 3m 백운호수에 빠진 19개월 아이를 보고 망설임 없이 뛰어들어 구명환을 붙잡고 아이와 버틴 시민도 있었다. ▷경찰로부터 범인 검거를 도와 보상금을 받은 ‘인천 의인들’이 “과분하다”고 손사래를 치며 이를 피해자들에게 기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신 씨는 “19세 피해자가 일주일째 의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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