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이 “지금까지는 (금융그룹으로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일이 급선무였다면 이제는 비은행 비중 확대가 최우선 과제”라고 선언했다. 지난 7월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로 비은행 비중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된 우리금융이 앞으로 은행 의존도를 더욱 낮추기 위해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에 본격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임 회장은 최근 우리금융 본사에서 동양생명·ABL생명 임원 및 부서장 74명과 타운홀미팅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우리금융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1조5513억원) 중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1131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였다. 임 회장은 동양생명·ABL생명 임직원을 향해 “두 보험사가 지난해 기준의 이익(약 4000억원)을 달성해 준다면 올해 우리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비중은 20%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 회장은 두 보험사 순이익이 우리금융 순이익에 단순 합산되는 것을 넘어 다른 우리금융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로 이어지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금융그룹이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시너지 창출”이라며 “동양생명·ABL생명 운용 자산을 우리자산운용과 연계하거나 보험사 자산을 활용해 그룹 공동 투자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은행 창구에선 보험사 인수 효과가 실질적 시너지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금융에 따르면 상반기엔 은행 창구에서 동양생명·ABL생명 상품 판매 비중이 9.8%에 그쳤지만 인수 이후 21%까지 올랐다. 임 회장은 “은행, 보험, 증권을 아우르는 복합 지점도 개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주사 차원의 자본 적정성 관리에 보험사도 동참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보통주자본비율(CET1)에 따라 주주환원 여력이 달라진다”며 “비용 효율성과 건전성 지표 관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