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라치면 부아앙, 죽겠네요”…소음 잡는 카메라 도입하는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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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라치면 부아앙, 죽겠네요”…소음 잡는 카메라 도입하는 경기도

업데이트 : 2026.04.06 13:58 닫기

오토바이 소음 시달리는 지역주민
소음감지 카메라 전국 첫 시험운영
열차이상 소음 발생땐 번호판 촬영
소음 과태료 물리도록 법개정 추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퇴근 후 집에와서 쉬려고 하면 귀를 찢는 소음에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매일 밤 11시가 넘으면 하루가 끝났다는 안도감과 함께 조용한 휴식을 취하곤 하지만, 경기 성남시 서현역 일대 주민들에게 밤은 또 다른 시작이다.

불을 끄고 막 잠에 들려는 순간 어디선가 “부아앙” 하는 굉음이 정적을 찢는다. 순간적으로 심장이 덜컥 내려앉고, 가까스로 들었던 잠은 순식간에 달아난다. 한 번으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가끔은 비슷한 소리가 몇 분 간격으로 반복되기도 한다.

창문을 닫아도 소용없다. 벽을 타고 올라오는 소음과 진동은 방 안까지 파고들고 있다.

서현역 일대는 ‘맛집거리’로 불릴 만큼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식당과 술집, 각종 놀거리가 촘촘히 들어서 있어 밤이 깊어질수록 더 밝아지고 활기를 띤다.

문제는 이 상업지역과 바로 맞닿아 있는 주거지다.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밖에서는 웃음소리와 음악, 오토바이 엔진 소리가 뒤섞이고, 안에서는 그 모든 소음을 견뎌내야 하는 주민들이 있다.

특히 오토바이 소음은 단연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힌다. 배달 수요가 늘면서 밤늦게까지 쉴 새 없이 오가는 오토바이들이 속도를 높일 때마다 굉음을 내뿜는다. 직선 도로에서는 가속 소리가 길게 이어지고, 건물 사이 골목에서는 소리가 부딪히며 더 크게 증폭된다.

한 주민은 “조용하다 싶어서 잠들면 꼭 한 번씩 크게 울리는 소리에 깨게 된다”며 “단순히 시끄러운 수준이 아니라, 몸이 먼저 놀라서 깨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역시 “천천히 다니면 괜찮은데, 속도를 확 올리면서 지나갈 때는 귀를 찢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가 새로운 방법을 꺼내 들었다. 바로 ‘소리를 잡는 카메라’다. 올 하반기, 전국 최초로 음향과 영상을 동시에 활용한 오토바이 소음 단속이 시범 운영된다. 기존처럼 단속반이 직접 소음을 측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도로 위 과속 단속 카메라처럼 자동으로 소음을 감지하고 기록하는 시스템이다.

이 카메라는 일정 기준 이상의 소음이 발생하면 즉시 반응한다. 소음 측정기와 고해상도 카메라가 함께 작동해 오토바이의 측면과 후면 번호판을 촬영하는 방식이다. 기준은 배기 소음 105데시벨(dB) 이상이다. 105dB은 열차가 지나갈 때 철도 주변의 소음과 비슷하다.

다만 아직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당장 과태료를 부과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현행 법은 단속반이 현장에서 직접 측정해야만 과태료를 매길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경기도는 우선 시범 운영 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소음을 유발하는 차량 소유주에게 경고장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후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설치는 오는 6월 말까지 성남 2곳, 의정부 1곳 등 총 3개 지점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주로 오토바이 통행이 잦은 상업지역과 주거지를 잇는 도로가 대상이다.

사실 이 같은 움직임은 갑작스러운 대응이 아니다. 배달 문화 확산과 함께 오토바이 증가로 소음 민원이 급증하자, 경기도는 이미 2023년 12월 전국 최초로 ‘이륜자동차 소음 관리 조례’를 제정했다. 더 나아가 2029년까지 학교와 병원 주변 등 소음 민감 지역을 중심으로 음향영상 카메라 25대를 설치하고, IoT 기반 실시간 소음 관리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돼 출동하면 이미 오토바이는 사라진 뒤인 경우가 많고, 특히 야간 단속은 쉽지 않다”며 “이번 시스템 도입을 통해 보다 체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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