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출범 50일
소수가 인선 주도
검증기능 독점 논란
계엄 옹호·文저격
잇단 인선 잡음
송기호 이동 놓고
내부 갈등설 솔솔
이재명 정부가 출범 50일을 맞은 가운데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인사 논란과 내부 충돌 등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조기 대선으로 정권 인수 기간 없이 새 정부가 곧바로 출범한 터라 다소의 혼선은 불가피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대통령실 소수 인사에게 권한이 집중되면서 문제를 키운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불거진 인사 난맥상은 특정 소수인에게 정보와 권한이 집중되면서 검증 기능이 약화된 결과라는 지적이다.
2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정우 국정상황실장 내정자가 이날부터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을 시작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송기호 국정상황실장을 국가안보실 제3차장 산하 경제안보비서관으로 전보 조치했다고 밝혔다. 송 비서관이 국정상황실장 임명 40여 일 만에 전보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하면서 인사 실패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송 비서관이 국정 종합 컨트롤타워 역할을 버거워했고, 수해 상황에서 부처 간 유기적 대응을 조율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며 사실상 경질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역할 충돌에 따른 교통정리라는 분석도 있다. 송 비서관은 앞서 10여 년간 서울 송파을 지역에서 활동하며 국회의원 선거에 여러 차례 도전했다. 이 대통령의 정치적 거점인 성남시와 송파구가 맞닿아 있어 지역 현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송 비서관의 강단과 타협하지 않는 성품을 높게 평가했고, 국정 현안과 관련해 정보를 왜곡하지 않고 가감 없이 자신에게 직언할 인물로 판단해 국정상황실장에 앉혔던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송 비서관이 이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과정에서 비서실 내 핵심 인사들과 역할이 겹치며 불편한 기류가 형성됐고, 결국 국가안보실로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교통정리가 됐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내에선 실세그룹과 실무그룹 간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앞서 지난달 정권 출범 직후 비서실장실에서 근무하던 한 행정관은 인사비서관실 인사와 충돌을 빚고 대통령실을 떠났다. 행정관 채용 과정에서 의견 대립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관저에서 진행된 이 대통령과 우원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 만찬 회동 준비 과정에선 총무비서관실과 정무수석실 간 혼선이 빚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정무수석실에선 이 대통령과 우 의장 간 양자 만찬으로 기획했는데, 총무비서관실에서 김 총리까지 함께하는 자리로 판을 키웠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이진숙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 낙마, 강준욱 전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 사퇴, 최동석 인사혁신처장 과거 발언 논란까지 계속되면서 소수 인사들이 인선을 주도하고 정보를 독점하면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강 전 비서관 사퇴에 대해 “차제에 인사 검증 시스템을 더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