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금리 낮아지면 소비 줄어… 고령화 사회서 더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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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장기금리 인하가 궁극적으로 소비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학에서는 일반적으로 금리가 하락하면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생애주기를 고려하면 장기금리 하락은 소비를 제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팀 윌렘스 영란은행 연구자문위원이 2일 BOK국제컨퍼런스에서 ‘수익률 곡선 상의 통화정책: 왜 중앙은행은 장기 실질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팀 윌렘스 영란은행 연구자문위원은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통화정책에서는 가계의 생애주기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고령화 사회에서는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효과가 떨어지거나 반대적인 요인이 커질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앙은행은 단기 정책금리 조절을 통해 (10년물 국채 금리와 같은) 장기금리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장기금리가 하락하면 소비가 억제될 수 있다”고 했다.

생애주기를 고려하면, 낮은 장기금리로 이자가 하락하면 은퇴에 대비해 저축을 늘려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소비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금리가 지속적으로 올라갈 것이란 예상을 하게 되면 소비가 진작되는 효과가 있다”고 읠렘스 위원은 덧붙였다.

그는 “가계가 유한한 생애를 가지며, 은퇴 이후 생계를 위해 자산을 축적해야 하므로 금리 변화는 시점 간(현재와 미래의) 소비뿐만 아니라 은퇴 후 소비를 위한 자산축적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이어 “소비는 단순한 자산 총액보다 금리로 조정된 자산수익률과 훨씬 강한 상관관계를 나타낸다”며 “고령화가 심화된 사회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더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윌렘스 위원은 “전통적인 뉴케인지언 모형과 다르게 중앙은행은 장기 실질금리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앙은행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도 인구 구조 변화와 생애주기적 관점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한편, 뉴케인지언 모형(RANK)에서는 장기 실질금리는 주로 생산성, 인구구조, 안전자산 수요 등 실물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며, 통화정책은 단기적으로만 영향을 미치고 장기적으로는 영향이 없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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