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연속 두자릿수 세이브 올리며
자책점 1.64 등 전반기 최고 성적
뒷문 단속 힘입어 롯데도 3위 행진
“마무리는 꿈의 자리… 책임감 커”
서울 잠실구장에서 최근 만난 김원중은 ‘리그 최고 베테랑 마무리 투수가 된 게 실감이 좀 났느냐’는 질문에 “야구에는 나이가 없다. 동생들이 물어보길래 마무리 투수로서만 느낄 수 있는 고충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내가 가르쳐줄 입장도, 후배들이 배울 입장도 아니다. 마무리 투수라는 같은 위치에서 대화를 나눴을 뿐”이라고 답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롯데와 4년 총액 54억 원에 재계약한 김원중은 3승 1패 24세이브(3위), 평균자책점 1.64로 올해 전반기를 마감했다. 2020년 팀 마무리 투수가 된 뒤 제일 좋은 전반기 성적이다. 마무리 투수가 팀 승리를 책임지는 보직이다 보니 김원중이 날면 팀 성적도 고공비행을 한다. 롯데는 2012년 이후 13년 만에 전반기를 3위(47승 3무 39패)로 마쳤다.
하지만 김원중은 “승리에 취해 있을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기는 이미 지났다. 후반기에는 모든 팀이 동등한 입장에서 다시 싸워서 이겨야 한다. 그렇게 계속 준비한다면 나중에 더 높은 곳에서 야구할 수 있다는 생각 정도밖에 없다”고 했다.김원중은 5월 10일 수원 KT전에서 8-5 승리를 지켜내면서 롯데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렸다. 프로야구 전체로 봐도 구대성(56), 진필중(53), 손승락(43), 정우람(40)에 이어 다섯 번째 기록이다. 김원중은 “대단한 선배님들과 이름을 견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또 마무리 보직이 그만큼 살아남기 힘든 자리라는 걸 또 한 번 느낀다”고 말했다.
김원중은 광주동성고를 졸업하고 2012년 롯데에 입단했을 때부터 ‘마무리 투수가 꿈’이라고 밝혔다. 김원중은 “너무 막연한 꿈이었다. 정말 멋있지만 또 도달하기 어려운 자리라고 느꼈다”며 “긴박한 상황에 올라가서 임무를 완수한다는 것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야구 선수로서 꿈의 자리다. 그래서 더 책임감을 느끼며 던지고 있다”고 했다.
늘 ‘한결같이’를 강조하는 김원중이지만 후반기에는 바라는 게 하나 있다. 바로 구승민(35)의 복귀다. 두 선수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세이브를 합작했다. 이 역시 롯데 구단 최초 기록이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구승민이 부진에 빠져 퓨처스리그(2군)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다. 김원중은 “그간 승민이 형과 ‘이건 잘했네, 저건 못했네’ 하면서 서로 의지하며 견뎠다”면서 “승민이 형, 지금 형이 놀 때가 아녜요. 빨리 와서 힘을 보태줘야죠”라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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