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의 핀테크 스토리]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이더리움 상승으로 이어지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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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신 서강대 교수정유신 서강대 교수

1월 이후 하락해서 한 때 220만 원대까지 떨어졌던 이더리움 가격이 6월 말부터 상승반전, 7월 25일 현재 510만 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7월 한 달 동안만 56%, 최근 3개월간은 110% 급등세로, 비트코인의 24%를 훨씬 웃도는 상승세다. 코인게코(CoinGeck)에 의하면 이더리움 거래량도 4월 기준 일 평균 170억 달러(23.4조 원)에서 7월엔 250억 달러(34.4조 원)로 47%나 빠르게 늘고 있다.

왜 이렇게 급등세인가.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약 50%가 이더리움 기반인 점을 첫째 이유로 꼽는다. 스테이블코인은 최근 GENIUS 법안의 미 의회 통과로 가상자산은 물론 송금, 무역대금의 결제 수단으로도 법적 안정성을 확보했기 때문에, 시장 확장성이 가장 큰 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그 발행 기반인 이더리움의 사용 가치도 그만큼 커졌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월평균 기준 2024년 60억 달러에서 2025년 들어 약 84억 달러로 40% 급증, 이더리움 가격 상승을 뒷받침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선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안정성이 높아 앞으로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의 핵심 기반이 될 거로 보고 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다른 네트워크(예 : 아발란체, 솔라나, 트론 등)와 달리 2015년 출시 이후 체인 자체가 중단된 적은 없어서, 그만큼 검증된 네트워크란 평가기 때문이다.

둘째, RWA(실물자산) 시장 확대도 주요인 중 하나다. 최근 블랙록(BlackRock), 프랭클린템플턴(Franklin Templeton)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경쟁적으로 RWA 토큰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전통 금융기관으로서 처음 RWA 토큰 시장에 진출한 JP모건도 시작할 땐 자체 개발한 프라이빗 체인인 Quorum(쿼럼)을 이용했지만, 나중엔 이더리움 계열 퍼블릭 체인인 Polygon을 채택했다. 이유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확장성, 디파이 생태계에서의 높은 공신력과 풍부한 유동성 때문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퍼블릭 이더리움이 Curve, Aave, Uniswap 등 디파이(DeFi) 생태계에서 다양한 RWA와 연동할 수 있고, RWA 거래는 물론 담보·대출까지 가능한 유일한 네트워크기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셋째, 또 하나 눈에 띄는 변화로 이더리움 트레저리 기업도 빼놓을 수 없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같은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에 이어 이더리움에 본격적으로 투자하는 기업도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웹3.0과 DAO 기반 기업들이 이더리움에 장기 투자하고 있고, 스카이(SKY)와 같은 디파이 플랫폼들이 이더리움을 핵심 준비자산으로 편입하고 있다.

그럼 왜 이더리움 트레저리 기업이 늘고 있나. 시장에선 무엇보다 스테이킹 이자수익을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더리움은 자체 네트워크의 지분증명(Proof-of-Stake) 장치 덕분에 연 3% 내외의 스테이킹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까닭이다. 여기서 스테이킹 이자수익이란 블록체인상에서 코인을 일정 기간 예치(stake)함으로써 얻는 수익(예금이자와 유사)으로, 비트코인에선 얻을 수 없는 이더리움만의 강점이라 할 수 있다.

규제 리스크가 완화된 것도 이더리움 트레저리 기업이 증가하는 요인이다. 특히 미 SEC 위원장(Paul Atkins)이 최근 인터뷰에서 '이더리움도 비트코인과 같이 증권이 아닌 상품(Commodity)로 보고 있다'는 언급이 공개되면서, 기업들의 이더리움 보유에 따른 법적 리스크 완화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이밖에 Galaxy Digital, Kraken 등 대규모 가상자산 투자기관들이 이더리움 트레저리 기업 지원(예 : 이더리움 편입에 따른 맞춤형 자산구성, 유동성 전략, 구조 설계)을 선언한 점, 이더리움을 활용한 재무 전략의 효율성 제고도 이더리움 트레저리 기업을 늘리는 데 한몫했다는 평가다.

예컨대 이더리움을 보유하거나 이더리움 기반 수익모델(예 : 스테이킹)을 갖고 있는 기업이 전환사채(CB)나 우선주를 발행하면, 일정 기간 후 주식 전환 또는 배당 지급할 때, 이더리움의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이들 기업의 주식 가치에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더리움을 활용하면, 보다 적극적 재무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단 얘기다.

어떤 기업들이 있나. 코인게코에 의하면 7월 기준 상장사는 13개, 비상장사는 수백 개에 달할 거라고 한다. 상장사로는 나스닥에 상장된 SharpLink Gaming(36만 개 보유)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BitMine Immersion Technologies(30만 개 보유)가 대표적이다.

향후 전망은 어떤가. 스테이블코인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질 것임을 고려하면, 그 기반인 이더리움에 대한 수요도 중장기적으로 증가 추세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기적으로 급등한 데다, 이더리움의 경우 사용량(트랜잭션 수)이 증가할수록 가스비 등 수수료가 함께 증가하는 문제점이 있고, 샤딩이나 Danksharding 등 확장성 개선 작업이 아직 완전치 않아 처리속도에 한계가 있는 점, 스테이블코인 발행에선 50%로 압도적이지만, 유통거래에선 트론(Tron) 비중이 약 62%로 이더리움(38%)보다 훨씬 높은 점 등이 제약요인이 될 수 있다.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겸 디지털경제연구원장 정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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