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들 ‘등쳐먹기’…끝없는 품질 논란에 여행 보이콧 움직임도
“이제는 정말 지긋지긋하다” 제주 서귀포 올레시장 인근 한 식당에서 흑돼지 1인분을 주문한 관광객이 ‘비계 반, 살코기 반’ 고기를 받았다는 글이 올라와 또다시 제주 지역 비계 삼겹살 논란이 반복될 조짐이다. 여행객들은 “더 말하기도 입이 아프다”는 자조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귀포 올레시장 근처 흑돼지 집에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그는 “비계는 기분 나빠서 불판 밖에 던져놨다”며 “2년에 한 번씩 제주도 여행을 오지만 다시는 안 올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무리봐도 살코기보다 비계가 훨씬 많았다”며 “직원은 문제없다는 듯 응대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만당한 기분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전에도 몇 번 들렀던 단골 가게였는데 이번 일로 완전히 정이 떨어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A 씨가 공개한 고기 사진은 살코기가 아예 없는, 그냥 비곗덩어리였다. 불판을 닦는 용도로나 쓰일법한 먹을 수 없는 모양새의, 관광지에서 돈 주고 사 먹기엔 너무나 질이 떨어지는 수준 이하의 미추리 부위로 보여지는 고기였다.A 씨의 사연에 누리꾼들은 “저건 고기가 아니고 그냥 비계지”, “제주는 안 바뀌지. 더 말하기도 입 아프다. 정말 제주는 가면 안 되는 곳”, “섬사람들 텃세에 불친절에 비싼 가격. 왜 사람들이 다 일본으로 가는지 제주도 사람들은 모르나? 정신 못 차릴 듯 끝까지”, “공항 근처 유명 고깃집 돈사X에서 정말 저질 고기 먹고 가게 직원하고 싸웠는데. 아주 그냥 떵떵거리고 더 화내더라”, “나도 돈OO에서 당한 적 있다”, “진짜 관광객 등치는 건 제주도가 일등인 듯” 등 비난을 쏟아냈다.
이 같은 고기 품질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1~2년 사이 제주 서귀포와 중문 등 관광지뿐만 아니라 제주도 전역의 고깃집에서 비계가 과도하게 포함된 고기를 판매했다는 수많은 폭로가 이어지며 엄청난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한 손님이 서귀포의 유명 흑돼지 집에서 98%가 비계인 삼겹살을 받고 15만 원을 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식당 사장은 “원래 그런 부위”라고 해명했지만, 손님은 “상종 못 할 인간”이라며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반박했다.
또 다른 여행객은 올레 시장 근처의 유명 흑돼지 집에서 “1100g에 11만 원을 냈는데 고기를 주문했지만, 빨간색 부분이 아예 보이지 않을 정도의 고기를 내어왔다”며 “돈 주고 비계 테러를 당했다. 돼지가 아닌 장어 굽는 줄 알았다”고 분통을 터트다.
논란은 흑돼지를 넘어 소고기 등심으로도 번졌다. 또 다른 제주지역의 맛집을 방문한 지역 주민은 10만 원짜리 등심을 주문했더니 절반이 비계였다고 항의하자, 사장은 “비계까지 포함해 매입한다. 빼면 손해다. 그냥 먹어라”라고 대응했다는 사연이 전해지며 여론이 더 악화됐다. 피해를 본 제주도민은 “현지인도 이런 대우를 받는데 관광객은 완전 봉 취즙 받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지역 축제 현장에서는 단무지와 지단 몇 조각만 넣은 김밥 두 줄을 말도 안되는 가격에 판매해 ‘바가지 음식’ 논란도 불거졌다. 또다시 실망한 여행객들은 “제주도는 가격도, 서비스도 개선되지 않는다”며 ‘제주 보이콧’ 움직임이 벌어질 조짐까지 보였다.
제주도는 지난 9월부터 ‘1인 메뉴 표준화’와 ‘가격 투명성 강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개선 체감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이에 제주연구원 관계자는 “음식 가격이 합리적으로 관리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는 재방문율 저하와 지역 이미지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속적인 점검과 공정한 가격 관리 체계를 만들어 놓지 않으면 제주로 향하는 국내 여행객들의 발걸음은 더욱더 줄어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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