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숙박 플랫폼 여기어때와 야놀자가 제휴업체들에 ‘할인쿠폰 갑질’을 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여기어때·야놀자 법인과 여기어때 창업주인 심명섭 전 대표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여기어때와 야놀자엔 각각 중소형 숙박업소의 86%, 95%가 입점해 있다. 검찰은 국내 숙박 앱 시장을 과점하는 두 업체가 ‘갑질’을 저질러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여기어때와 야놀자는 자신들의 앱에 노출되는 광고상품에 할인쿠폰을 결합해 모텔 등 숙박업소에 판매했다. ‘을’의 위치에 있는 숙박업소는 울며 겨자먹기로 할인쿠폰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여기어때와 야놀자는 할인쿠폰의 유효기간이 지날 경우, 이를 일방적으로 소멸시켰다. 제휴업체들은 이후 할인쿠폰을 재구매해야 했다.
여기어때와 심 전 대표는 2018년~2024년 입점업체가 사용하지 못한 잔여 쿠폰 약 359억원을 임의로 소멸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여기어때는 할인쿠폰 유효기간을 짧게는 하루로 설정했다. 야놀자는 2017년~2024년 동일한 수법으로 약 12억원의 미사용 쿠폰을 소멸시켰다. 검찰은 야놀자의 범행 규모가 더 작을 뿐더러, 쿠폰 유효기간도 최소 1개월로 설정한 걸 감안해 개인에 대해선 기소하지 않았다.
대한숙박업중앙회는 2020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여기어때와 야놀자를 신고했다. 공정위는 작년 6월 여기어때와 야놀자에 각각 10억원, 5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매겼다. 그러나 형사고발은 하지 않았다.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기소할 수 있다.
공정위의 고발권 독점을 견제하기 위해, 일부 국가기관에 고발요청권을 부여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올해 1월 고발요청을 했고, 이에 따라 공정위는 지난 2월 두 업체를 검찰에 고발했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중기부와 검찰의 고발요청권 행사를 통해 법인들에 대한 과징금으로 종결될 뻔한 중대 갑질 범죄를 한 기업과 개인에 대해 적절한 형사제재를 부과함으로써 전속고발권의 부작용을 보완했다”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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