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수심 8000m 바닷속을 조사할 수 있는 무인 심해탐사기 개발을 끝내고 내년부터 운용한다고 요미우리신문과 교도통신 등이 13일 보도했다.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는 최근 개발한 무인 심해탐사기 '우라시마 8000'을 전날 언론에 공개했다.
무인잠수정 '우라시마'를 개조한 이 심해탐사기는 기존 우라시마에 비해 잠수 가능 깊이가 2배 이상 늘었다.
우라시마는 수심 3500m 정도까지만 탐사할 수 있으나 우라시마 8000은 수심 8000m에서도 운용할 수 있다.
수심 8000m까지 탐사하는 성능은 광범위한 지역을 항행할 수 있는 '순항형' 무인 심해 탐사기 중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는 평가했다.
에너지 효율도 개선돼 약 40시간 동안 수중 활동을 할 수 있다. 기존 우라시마 보다 1.5배 이상 늘었다. 전체 길이가 약 10m인 우라시마 8000의 무게는 7t가량이다. 지정된 경로를 따라 자율항행도 할 수 있다.
음파로 해저 지형과 지층을 조사하고 한 번 잠항으로 최대 100㎢에 달하는 해역을 탐사한다. 이 심해탐사기가 운용되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을 탐사할 수 있는 범위도 기존 45%에서 98%로 확대된다.
일본 EEZ의 절반 이상은 수심이 4000m를 넘고, 기존 무인탐사기가 최대로 잠항할 수 있는 6000m를 넘는 곳도 많아 그동안 일본에서는 고성능 탐사기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우라시마 8000은 2002년부터 개발이 진행됐다.
높은 수압을 견딜 수 있도록 주요 장비를 담는 압력용기를 알루미늄 재질에서 티타늄 소재로 바꾸기도 했다.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는 오는 7∼8월과 11월 지진 진원지로 알려진 일본 해구 등지에서 시험 잠항을 한 뒤 내년부터 우라시마 8000을 본격 운용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심해탐사기로 해저 단층의 움직임을 조사해 해저 지도를 제작한 뒤 지진과 쓰나미 연구 등에 활용하고 해저 자원도 확인할 계획이다.
산케이신문은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은 심해 탐사를 중시하고 있다"며 우라시마 8000 개발에는 중국에 대항하는 의미도 있다고 짚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