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팀, 국제학술지 발표
중년기에 지방세포 분화 활성화
비만 표적치료제 개발 가능해져
김재범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사람으로 치면 40∼65세에 해당되는 중년기 쥐 실험을 통해 장기 주변에 내장 지방이 쌓이는 원인을 확인하고 연구 결과를 25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나이가 들면 살이 잘 찌는 이유는 에너지 소비가 줄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전과 동일한 양의 음식을 먹어도 에너지가 덜 소비되기 때문에 에너지로 소비되지 않은 음식이 체내에 축적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구팀에 따르면 2021년 사이언스에 실린 대규모 연구에서 20∼60세는 평균 에너지 소비량이 비슷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에너지 소비 감소가 중년기에 살이 찌는 핵심 원인은 아니라는 의미다.연구팀은 중년기에 살이 찌는 데 지방 생성을 유도하는 ‘지방세포 전구세포(APC)’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쥐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전구세포는 특정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로 APC는 지방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미성숙한 세포다. 쥐의 중년인 생후 12개월이 되면 APC가 지방세포로 더 잘 분화돼 내장 지방이 뚜렷하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내장 지방은 두 가지 방식으로 증가한다. 기존 지방세포가 커지거나 APC로부터 새로운 지방세포가 분화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세포 계통을 추적해 젊은 쥐와 중년 쥐의 지방세포 기원을 살폈다.
그 결과 젊은 쥐에서는 주로 기존 지방세포가 커져 내장 지방이 늘어났고 중년 쥐에서는 APC가 지방세포로 분화해 내장 지방이 증가하는 특징을 보였다. 중년 쥐의 APC는 젊은 쥐의 APC보다 더 큰 지방세포를 더 많이 생성했다. 생후 18개월이 된 쥐에서는 APC에 의한 지방세포 생성이 다시 줄어들어 APC는 중년기라는 특정 시기에 한정돼 두드러진 활동성을 보인다는 점도 확인됐다.연구팀은 중년기 비만을 치료하기 위한 전략도 제시했다. APC가 지방세포로 분화되는 과정에 백혈병 억제 인자 수용체(LIFR), STAT3 단백질 등이 관여한다는 점에서 LIFR이나 STAT3 표적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팀은 “중년기에 늘어나는 내장 지방은 대사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며 “내장 지방 생성에 대한 세포 및 분자적 접근은 중년기 비만과 대사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방법을 찾는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세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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