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범죄 촉법소년 기준, 만 14→13세로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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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살인, 강도 등 중대범죄에 한해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만 13세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28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성평등가족부와 법무부는 현재 만 14세인 촉법소년 기준을 만 13세로 조건부 하향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정부는 제21대 국회에서 발의된 형법 개정안 등을 참고해 보호처분 대신 형사책임을 묻는 중대범죄 범위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살인, 강도, 성범죄(강간 추행 등), 집단폭행 같은 강력범죄를 저지르거나 소년원에 세 차례 이상 송치되는 등 상습적으로 범행한 경우 등이 대상으로 거론된다.

정부가 올해 3~4월 사회적 대화 협의체를 꾸려 공론화를 진행한 결과, 현행 촉법소년 기준(만 10~14세)을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그런데도 강력 소년범죄를 엄단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속되자 정부가 ‘조건부 하향’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성평등부는 이르면 30일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기준 개편 방안을 보고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경기 안산에서 중학생 촉법소년이 “기분이 나쁘다”며 동급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하는 등 소년범죄는 갈수록 늘고 있다. 경찰에 검거된 촉법소년은 2021년 1만1677명에서 지난해 2만1095명으로 4년 새 9418명(80.7%) 급증했다. 이 기간 살인(2건→0건)과 강도(11건→6건) 범죄는 감소했지만 성폭행(398건→739건)과 절도(5733건→1만110건) 등은 크게 늘었다.

미성년자들이 ‘나는 촉법이라 괜찮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는 데 대한 비판 여론도 높다. 현행 촉법소년 연령 기준은 1953년 형법이 제정될 당시와 같다. 그동안 청소년의 신체적 성숙도와 사회적 인식 변화 등이 많이 바뀐 만큼, 촉법소년 기준도 손볼 때가 됐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국갤럽이 지난 3월 전국 18세 이상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 81%(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가 촉법소년 연령 기준 하향에 찬성했다.

처벌 만능주의식 접근을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은 지난 3월 “형사미성년자를 조기에 형사사법 체계에 편입시키는 것은 낙인과 사회적 배제, 보호·교육의 기회 상실을 통해 장기적으로 더 높은 재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교육·돌봄·복지체계를 재점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인혁/이소이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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