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대선 레이스 ◆
李, 민주당 험지 찾아 민심 청취
재계 인사 적극 만나 친기업 행보
강금실 “지지세력만의 대통령아냐
국익은 진보·중도·보수 있을 수 없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심 공판 기일 연기 이후 중도·보수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진보 진영의 험지로 여겨지는 곳을 먼저 찾아 민심을 청취하고, 재계 인사와의 만남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에 반응한 듯 6월 3일 치러질 21대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기존 야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11일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개시 직전인 지난 9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험지를 순회했다. 9일 경북 경주·영천·칠곡·김천·성주·고령에 이어 지난 10일 경남 창녕·함안·의령·진주·사천·하동을 찾아 ‘3차 골목골목 경청투어’를 진행했다. 앞서 이 후보는 1·2차 경청투어에서도 민주당의 열세 지역을 찾았는데, 보수 진영의 텃밭을 공략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또 이 후보는 친기업 행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8일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경제5단체장과의 간담회에서 “경제를 살리는 일의 중심은 바로 기업이고 과거처럼 경제 문제, 산업 문제를 정부가 제시하고 끌고 가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강조했다.
재계에서 이 후보의 대선 공약인 ‘정년 연장’과 ‘4.5일제’에 대한 부작용을 지적하자 “(사회적) 대화를 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우려를 달래기도 했다. 이후에도 이 후보는 경제 성장과 회복을 강조하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경제 유튜버들과 진행한 토론에서도 “투자 수단으로 부동산을 접근하는 걸 막을 길은 없다”며 “굳이 집을 사겠다는 사람들에 대해서 말리지 말자. 굳이 막 세금 때려가지고 억누르고 이런거 하지 말자”고 말했다. 지난 대선 당시 투자용 다주택에 강한 제재를 가해야 했던 이 후보가 입장을 급선회한 것이다.
아울러 이 후보는 지난 8일 진보와 보수 진영을 넘나든 정치 원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찬을 함께했다. 이 역시 외연 확장 행보의 하나로 풀이된다. 민주당 측에 따르면 이 후보는 대한민국이 옳은 길로 가게 하기 위한 조언을 구했고,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을 안심시키는 제 중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후보가 출마 선언부터 내세운 건 통합이다. 압도적인 선거 승리를 위해 통합은 필수적”이라며 “국민의힘이 집안싸움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수 지지층에게도 우리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금실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SBS ‘뉴스직격’에 “이 후보의 정체성에 합당한 행보”라며 “국익으로 가면 진보, 중도, 보수가 있을 수 없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지지 세력의 대통령이 아니다”고 했다.
한편 전국지표조사(NBS) 5월 2주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위해 기존 야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52%로 집계됐다. 반면 ‘정권 재창출을 위해 기존 여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9%를 기록했다.
이중 중도 성향을 가진 응답자 중 ‘정권 교체’를 선택한 비율은 61%였다. ‘정권 재창출’을 선택한 중도 성향 응답자는 31%로 조사됐다. 정권 교체 의견 비율이 정권 재창출 의견 비율의 2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해당 여론 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5~7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를 실시했으며, 응답률 22.1%,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