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가 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상파 3사가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확장현실(XR) 등 최첨단 기술을 앞세운 선거 방송으로 차별화된 콘텐츠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KBS는 대통령 선거 개표방송 '내 삶을 바꾸는 선택'에 생성형 AI 기술을 전면 도입한다.
후보자 득표 현황을 보여주는 그래픽과 함께 생성형 AI로 만든 우리나라 현대사의 주요 순간을 보여주고, 출구조사 카운트다운 영상 역시 AI 기술로 구현할 예정이다.
그동안 개표 방송에서 생성형 AI 기술이 제한적으로 사용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전면 도입은 처음이다.
개표 데이터와 여론조사 결과 등 선거 관련 정보를 보여줄 미디어월(Media Wall) 규모도 커졌으며 서울 각지에 특설 스튜디오와 디스플레이도 설치된다.
KBS는 여기에 보수·진보·개혁 진영을 대표하는 정치 패널들까지 섭외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김상욱 민주당 의원,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권영진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조직총괄본부 전략기획본부장, 우상호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 김성태 국민의힘 선대위 국민소통위원장 등이 출연해 현장의 목소리와 방향성 있는 해설을 전할 예정이다.
KBS 개표방송의 주 무대인 ‘K-큐브’는 조선시대 최고 행정·의결기구인 의정부가 위치했던 장소인 광화문 의정부지에 설치된다.
KBS는 "젊은 정치인의 패기와 중진 정치인의 경륜, 논객과 정치 컨설턴트의 촌철살인이 맞물려, 진보와 보수가 서로의 미래를 묻고 답하는 살아 있는 토론장이자 시민 민주주의의 축제로 완성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MBC '선택2025'는 선거방송 사상 처음으로 대형 6면 LED를 무대로 세웠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마치 스포츠 경기를 보듯 역동적이고 생생한 생방송 중계를 선거방송 내내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MBC는 중계 포맷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MBC 선거방송기획단은 역대 가장 많은 40여 종의 선거 중계 포맷을 준비했다. 초고화질 FPV 드론으로 찍은 주간, 일몰, 야간 풍경 등 다양한 실제 촬영 포맷들부터, 감동과 재미를 함께 담은 수준 높은 컴퓨터 그래픽까지, 투개표 시간 내내 고품질의 중계 포맷을 선보인다.
국내 최고 논객으로 꼽히는 유시민 작가와 정규재 전 한국경제 주필이 출연해 대선의 의미를 짚고 함께 토론할 전망이다.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두 인물이 MBC ‘선택 2025’에서 처음 마주 앉아 선거 판세와 정세를 두고 팽팽한 토론을 벌일 전망이다.
선거방송 CG의 '전설'로 꼽히는 SBS는 ‘2025 국민의 선택’에서 실시간 개표 정보 그래픽 ‘바이폰’(VIPON: Voting Information Processing Online Network)을 선보인다.
SBS는 2012년 이래 유명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아이디어를 따서 매번 색다른 선거 그래픽으로 국내외의 관심을 끌었다.
올해엔 '오징어 게임' 속 참가자들을 연상케 하는 대선 후보자들의 치열한 승부를 선거 그래픽에 녹였다. 킬러 콘텐츠인 '대결 2025: 승부사들'에서 체육복을 입은 대선 후보들이 쏟아지는 표를 차지하기 위해 전통놀이를 비롯한 다양한 게임에 나서는 모습을 그려냈다.
'삐끼 삐끼' 챌린지에 나선 SBS 선거 방송의 마스코트 투표로의 모습도 깨알 같은 볼거리다.
전국을 누비는 투표로 바이폰은 이번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각 지역의 볼거리 등 특색과 함께 우리 사회를 뒤흔든 일련의 사건, 그 현장을 바라본 투표로의 모습도 담아냈다.
이 밖에도 민심을 사로잡기 위해 레이싱 차량에 올라탄 후보들이 불꽃 튀는 경주를 벌이는가 하면, 화려한 조명 아래 펼치는 후보들의 현란한 스피닝 몸동작들도 만나볼 수 있다.
‘XR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대선직썰'도 관심을 끈다.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 공개 이후 방송되는 이 코너에는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출연한다.
SBS는 시청자들의 현장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확장현실(XR) 기술을 접목한 가상 토크 스튜디오를 구현했다. 라이브 토크쇼에 XR 스튜디오를 활용하는 것은 국내 방송사 최초의 시도다.
실제 공간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주기 위해, 게임 개발에 주로 활용되는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3차원 입체 디자인을 적용했다. 이 스튜디오는 총 5곳의 가상 장소로 구성되며, 토크쇼 주제에 따라 배경이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연출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시청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