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거점 'AX 연구개발 허브 사업' 유치 이끈 대구시 혁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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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거점 AX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최운백 대구시 미래혁신성장실장(오른쪽 네 번째)과 로봇· 모빌리티·의료·에너지·ABB산업 담당 간부들이 사업 성공을 다짐하고 있다.  오경묵 기자

‘지역거점 AX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최운백 대구시 미래혁신성장실장(오른쪽 네 번째)과 로봇· 모빌리티·의료·에너지·ABB산업 담당 간부들이 사업 성공을 다짐하고 있다. 오경묵 기자

“국무회의 상정 전까지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습니다. 지난달 18일 대통령께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의결이 되고나서야 ‘이제 됐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최운백 대구시 미래혁신성장실장은 대구 산업계의 최대 숙원사업인 ‘지역거점 AX 기술개발 사업’이 근 3년만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통과되자 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1990년대 이후 대구경제 활성화를 위해 많은 산업혁신의 시도가 있었지만, 이번만큼 절박하게 사업 선정을 바란 적이 없었다. AI혁명이 일으킨 파장이 세계경제는 물론 지방 산업도시의 운명을 가르는 순간이기 때문이었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 도시가 특정한 산업의 경제거점이 되기란 말만큼 쉽지 않다. 하지만 90년대초 대구의 변두리 포도밭이었던 대구수성알파시티는 270여개의 ICT기업과 6000여명의 상주인력이 비수도권 최대규모의 ICT, SW거점을 형성했다. 과기정통부도 잠재력을 인정한 곳이었다. 2022년 8월 시작돼 이미 지난 정부 때 국무회의를 통과해야 할 사업이었지만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자칫하면 물거품이 될 고비를 넘어야 했기에 대구의 경제인과 대구시는 매 순간 가슴을 졸여야만 했다.

정치적인 고려나 수사를 좋아하지 않는 최 실장이지만 그는 새 정부의 빠른 결정에 감사를 표했다. 최 실장은 “세계 각국이 AI 대전환 시대를 맞아 빛의 속도로 변신하고 있는데 3년간 사업이 늦춰진 것이 가장 안타깝다”며 “그러나 새 정부가 AI 3대 강국을 목표로 재정 행정적 자원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대한민국 AI 전환에 대구가 가장 실질적인 기여를 하도록 산업계 학계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최 실장과 함께 AX예타 사업을 기획해 온 서경현 미래혁신정책관은 “미래혁신성장실 식구들이 지난 3년간 총 298회의 출장을 다녔다”며 “지난해 초에는 2주간 세종에 캠프를 차렸을 정도”라고 말했다. 서 정책관은 “사업내용을 AX 중심으로 대구가 가장 먼저 개편하는 등 시장흐름을 빨리 읽고 사전에 준비한 부분이 새 정부의 AI3강 도약 정책 방향과 맞물리며 성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최 실장은 “이번에 4대 AI거점으로 함께 지정된 전북, 경남, 광주와 비교해 대구의 AX잠재력이 가장 높다”고 자신했다. 그는 “대구는 ICT로봇, 의료 바이오 등 전반에서 이미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현대로보틱스, 야스카와 등 전국 로봇 기업의 10%가 밀집한 비수도권 최대 집적지인데다 로봇테스트필드와 AI 글로벌 혁신특구 등 국내 최고의 실증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의료분야는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 한국 뇌연구원, 5개의 상급 종합병원 등 지방 최대의 AX인프라를 갖고 있어 이런 잠재력이 발현된다면 대구 역사상 최고의 산업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고 확신했다.

서 정책관은 “이번 사업은 최단기간 성과를 내기 위해 표준모델, 솔루션·제품개발 등 전체 R&D 과제를 내년부터 동시에 착수한다”며 “먼저 표준모델 개발로 로봇, 바이오 분야에서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핵심 알고리즘과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한뒤 응용 솔루션을 개발해 표준모델을 현장에 적용하고, 마지막으로 혁신적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다”고 설명했다.

기관간 역할분담도 구체화됐다. 최 실장은 “로봇 분야에서 DGIST는 완전자율로봇 원천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대구기계부품연구원은 이를 현장의 기업이 활용해 제품개발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또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는 경북대, 한국뇌연구원, 첨단의료복합재단이 대구가 강점을 지닌 덴탈·뇌질환·헬스케어 기업의 핵심 기술개발을 이끌고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은 각 기관과 협력해 사전 적정성 검토 대응 등 남은 과제에 대응할 계획이다.

최 실장은 “지역의 각 기관·대학· 기업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가장 모범적인 AX 혁신 생태계를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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