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와의 우정을 그려낸 <철학자와 늑대>로 글로벌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마크 롤랜즈가 이번엔 개와의 삶에서 얻은 통찰을 담은 <네 발의 철학자>를 펴냈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 봤을 것이다. ‘매번 하는 산책에 어쩜 변함없이 즐거워할까’ ‘매일 먹는 간식인데 저렇게 맛있을까’. 개는 반복되는 일상도 늘 처음인 듯 반기고 기뻐한다. 개에게 삶이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어떤 대답이 돌아올까.
일생을 개와 함께 살아온 저자는 개에게서 배운 삶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왜 인간은 개와 같이 행복할 수 없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흄, 스피노자, 사르트르, 카뮈까지 인간계를 대표하는 철학자의 사상을 개의 삶에 견줘 풀어낸다.
특히 인간이 다른 종보다 우월하다고 여기는 철학적 ‘성찰’ 능력이 오히려 삶을 불행하게 한다고 말한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생각의 굴레에서 벗어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다가올 일은 걱정을 낳고 지나간 일은 후회를 부른다. 생각을 거듭할수록 행복은 멀어져 간다. 반면 개에게는 매 순간이 행복 자체다. ‘성찰’하는 인간과 ‘몰입’하는 개를 대비하며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지 고찰한다.
저자는 삶에 대해 과도하게 생각하고 집중하기 때문에 본질적인 삶과 더욱 멀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성찰하지 않는 삶이 살 만하다는 것을 넘어끝없이 캐묻고 의심하는 삶보다 가치 있다는 주장을 펼친고 주장한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