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사랑 = 열정-행동’… 열역학으로 본 사랑의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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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역학’ 모든 자연 현상 설명 가능
각종 법칙으로 사랑의 방식 조언
◇사랑의 열역학/김민준 지음/268쪽·1만6800원·동아시아


‘열역학 법칙’을 가르치는 어느 강의실. 칠판에 미분 기호가 빼곡해질수록 학생들의 집중력은 급격히 떨어진다. 기계공학과 석좌교수인 저자는 이를 “강의실 전체가 열역학적 평형상태에 도달한다”고 설명했다.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 완전한 정지 상태, 바로 ‘수면’을 뜻한다. 졸고 있는 학생들을 깨우려 고심하던 교수는 분필을 내려놓고 이런 질문을 던진다.

“사랑이 무엇일까요? 열역학 제1법칙으로 설명해 봅시다.”

열역학은 ‘에너지와 열이 어떻게 움직이고 다른 에너지로 변하는가’를 다루는 학문이다. 유체나 고체, 미시 세계에만 적용할 수 있는 유체 역학, 고체 역학, 양자 역학과 달리 열역학은 두 가지 법칙으로 세상의 모든 자연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 이에 고심하던 교수는 열역학을 ‘사랑’에 빗대어 설명하기 시작했고, 그 내용을 책에 담았다.

열역학 제1법칙은 ‘E(에너지)=Q(열)―W(행동)’. 우주의 전체 에너지는 일정하며, 행동과 열에 따라 그 형태만 변한다는 걸 의미한다. 이것을 사랑에 적용해 보자. “사랑(E)=열정(Q)―행동(W).” 사랑은 열정으로 채워진 에너지가 행동으로 발산하고 남은 걸 뜻한다. 그러나 행동이 없으면 열정에 그칠 뿐 사랑으로는 이어지지 못한다.

에너지 보존법칙을 시작으로 책은 열역학 제2법칙, 볼츠만 공식, 열전달의 종류, 판데르 발스 이야기 등을 이어 나간다. 그 과정에서 어떤 관계도 효율이 100%일 수 없으며, 모든 자발적 과정은 한 방향으로만 흐르며 되돌릴 수 없음을 짚는다. 또 사랑할수록 관계가 복잡해지는 건 무엇을 잘못해서가 아니라 순수한 확률의 문제임을 일깨운다.

흥미로운 조언도 많다. 엔트로피 증가 법칙에 빗대어 살아 있는 한 인연은 만들어질 수밖에 없으니 안정적인 정상 상태를 지켜줄 인연을 선택하라고 추천한다. 화든 짜증이든 덜 표현한 감정이 남아 있다면 열역학의 ‘소멸 상태’처럼 마음속 미세먼지가 되지 않도록 완전히 태우라고 전하기도 한다.

뜨거운 감정의 산물인 사랑을 차가운 이성의 언어인 열역학으로 설명하는 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과학자인 저자의 결론은 놀랍게도 따스하다. “자발적 과정은 비가역적이다. 지금 이 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지금 사랑해라. 나중으로 미루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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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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