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부터 삐걱' 송언석 "혁신위 시급" 김용태 "제 거취 먼저"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혁신위원회'의 조속한 추진을 주문한 가운데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반대의 뜻을 명확히 했다. 혁신위는 자신의 거취가 정해진 뒤에 띄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위원장은 1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를 통해서 혁신하겠다는 원내대표의 생각을 존중한다"면서도 "혁신위는 제 거취가 결정되고 다음 지도부에서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낸 5대 개혁안에 대한 당원 여론조사를 거듭 제안하며 "당원 여론조사를 통해 당의 개혁 의지 총의를 모아서 다음 지도부가 개혁을 이어 나갈 동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원 여론조사는 당원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 체제 안에서 자유민주 정당을 지키는 시작점이다. 당원 여론조사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제가 말씀한 개혁안에 많은 국회의원의 이견이 있고 긍정과 부정이 공존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당원들이 (여론조사 통해서) 개혁안 실행을 원치 않으면 철회할 계획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송 원내대표는 이날 "당의 신속하고 파격적인 쇄신을 위해 혁신위원회 구성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며 "당의 전반적인 시스템 개혁까지 포함하는 구조개혁을 논의하고, 당내 의견을 두루 수렴하는 개혁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에 대한 당원 여론조사에 대해 확답하지 않은 상태에서, 당 혁신 작업의 주도권을 새로 구성할 혁신위로 넘기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이후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개혁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혁신위가) 당 조직 체계 내에서 받아나가기 위해서 김 위원장의 임기가 확실히 지켜져야 할 것이고, 김 위원장의 개혁안은 최대한 수용하는 형태로 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동안 새 지도부에게 맡긴다는 뜻으로 유예가 된 것인데 거부 형태로 얘기가 됐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다만 송 원내대표와 김 위원장 간 공식 회동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일정도 잡히지 않았다. 박 원내대변인은 "신속히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