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크박스 뮤지컬 '광화문연가' 9월 6일 개막
'소녀' 등 故이영훈 명곡 한자리에
관객 떼창 '싱어롱 커튼콜' 진행
이석훈·차지연·손준호 등 캐스팅
"난 너를 사랑하네 / 이 세상은 너뿐이야 / 소리쳐 부르지만 / 저 대답 없는 노을만 붉게 타는데."
이문세의 목소리로 1980년대를 적시고, 빅뱅의 리메이크로 다음 세대에게 건너간 고(故) 이영훈 작곡가의 명곡이 다시 뮤지컬 무대에 울려 퍼진다. 2017년 초연 이후 시즌을 거듭하며 가을이면 돌아오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창작 뮤지컬 '광화문연가'가 오는 9월 6일부터 11월 15일까지 서울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다섯 번째 시즌의 막을 올린다.
'광화문연가'는 이영훈이 작사·작곡한 발라드로만 극을 채운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붉은 노을' '옛사랑' '소녀' '깊은 밤을 날아서' '애수' '빗속에서' 등 수십 년간 대중의 인생 플레이리스트로 꼽혀온 곡들이 서사를 따라 흐른다. 이영훈의 노래는 지금의 50·60대에게는 청춘의 배경음악이었고, '붉은 노을'은 리메이크를 거치며 자녀 세대에게도 익숙한 멜로디로 남았다. 부모와 자녀가 나란히 앉아 같은 노래에 각자의 추억을 겹쳐볼 수 있어 공연가에서 가족 관람 단골 레퍼토리로 통한다.
이야기는 주인공이자 작곡가인 명우가 죽음을 1분 앞둔 순간에서 출발한다. 임종을 눈앞에 둔 명우는 병원 응급실이 아닌 '기억의 전시관'에서 눈을 뜨고, 인연을 관장하는 인연술사 월하의 안내를 받아 스무 살 시절로 되돌아가는 추억 여행을 떠난다. 월하는 가장 먼저 명우가 첫사랑 수아를 처음 만난 순간인 1984년 봄 덕수궁 사생대회의 기억 속으로 그를 인도한다. 이후 극은 광화문 거리의 시위와 폭력적인 진압 속에 엇갈리는 두 사람, 군에 입대한 명우와 학생운동에 투신한 수아, 긴 세월 명우의 곁을 지킨 아내 시영, 2002년 월드컵의 함성까지 '그때 그 시절'의 장면들을 따라 흐른다. 첫사랑과의 기억들은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아서, 명우는 여행 끝에 후회와 아쉬움이 밴 자신의 지난날과도 마주하게 된다.
극본은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의 고선웅 작가가 썼다. 연출 이지나, 편곡·음악감독 김성수, 안무 서병구 등 국내 최정상 창작진이 뭉쳐 2017년 처음 막을 올렸다. 1980~1990년대 대중음악을 장악하며 한국 팝 발라드의 문법을 개척한 이영훈의 원곡들은 김성수의 편곡을 거쳐 극의 정서에 맞게 다시 태어났다. 공연 말미 마치 명절날 노래방에 온 듯 남녀노소 객석이 다 같이 노래하는 콘서트식 싱어롱 커튼콜은 이 작품의 트레이드마크다.
이번 시즌 명우 역은 손준호와 이석훈이 맡는다. 2018년에 월하를 연기했던 이석훈이 극의 안내자에서 추억을 따라가는 당사자로 자리를 옮긴 셈이다. 월하 역에는 에녹, 차지연, 서은광이 캐스팅됐다. 올해 뮤지컬 데뷔 20주년을 맞은 에녹은 이번 시즌 처음 월하로 합류한다. 월하는 시즌마다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배우를 기용해온 젠더프리 배역으로, 배우에 따라 전혀 다른 결의 무대가 만들어진다. 수아 역은 류승주와 원더걸스 출신 선예가 나눠 맡는다.
[구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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