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NC 감독은 개막 직후 불펜에 고민이 많았으나 5월부터 필승조를 정립하며 안정적인 경기 후반 운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 NC 다이노스
“구상이 빠르게 서지 않는다.”
지난해 NC 다이노스 4대 감독으로 취임한 이호준 감독(49)은 2025시즌 구상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야수 쪽에는 리그 최고의 교타자 손아섭과 박민우, 박건우, 홈런왕 맷 데이비슨 등 확실한 카드가 있었지만, 투수파트에는 물음표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부임 후 외부 프리에이전트(FA) 선물 없이 전력을 구성했다. 집토끼 이용찬과 임정호(이상 투수), 외야수 김성욱(SSG 랜더스)을 붙잡은 것이 전부였다. 사령탑은 마운드 보강이 없는 상황에서 투수파트에 전문성을 지닌 메이저리그(MLB) 출신 서재응 수석코치, 이용훈 투수 메인코치와 함께 어떻게든 투수진을 발전하고자 의지를 다졌다.
이 감독은 1월 취임식에서 “서 코치는 투수파트 경험이 많고, 이 코치는 데이터 분야에서는 최고다. 두 분께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수석코치 평가로는 (전력보강 없이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한다. 선발과 중간계투, 마무리투수까지 다 만들어서 갈 수 있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NC의 마운드 불안은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이호준 NC 감독(오른쪽)은 개막 직후 불펜에 고민이 많았으나 5월부터 필승조를 정립하며 안정적인 경기 후반 운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 NC 다이노스
선발진에서는 외국인 원투펀치 라일리 톰슨과 로건 앨런, 국내 에이스 신민혁을 제외하고는 계산이 서는 투수가 없었고, 필승조는 마무리투수였던 이용찬이 선발투수로 전환하며 전면 재구성에 돌입했다. 지난해 한재승과 김재열이 주로 나섰던 필승조는 시즌 중후반 과부하에 빠졌던 쓰라린 경험이 있어 새 얼굴 발굴이 절실했다.
시즌 개막이 다가왔지만, 명확하게 정리된 건 없었다. 이 감독의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했다. 그리고 예상대로 시즌 개막 후인 3~4월 NC의 약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팀 평균자책점(ERA)이 6.03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았다. 특히 불펜 불안이 도드라졌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6.34까지 치솟았다. 타선이 점수를 뽑아도 마운드에서 지키는 힘이 약하니 순위 경쟁에서 앞서 갈 수가 없었다. 필승조로 첫 시즌을 치르는 셋업맨 전사민이 기복 있는 투구를 선보여 마무리투수 류진욱까지 이어주기가 쉽지 않았다.
이호준 NC 감독은 개막 직후 불펜에 고민이 많았으나 5월부터 필승조를 정립하며 안정적인 경기 후반 운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 NC 다이노스
NC의 마운드 고민은 5월을 기점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2023년 오른쪽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재건술(토미존 수술)을 받고 재활했던 김진호가 적응기간을 끝내고 안정적인 투구를 보이기 시작했다. 베테랑 배재환도 구속을 150㎞ 초반까지 구속을 끌어올려 위력적인 투구를 보였다. 배재환과 김진호는 각각 12홀드, 10홀드를 기록하며 불펜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NC는 김진호와 배재환의 활약에 힘입어 5월부터 이달 9일까지 팀 ERA가 3.88로 크게 줄었으며 불펜 ERA는 3.83으로 안정감을 보였다. 지난달에는 왼쪽 어깨 부상에서 회복한 김영규가 불펜진에 합류해 확실하게 필승조를 갖추게 됐다.
전반기가 끝나기 전 NC는 불펜 불안을 해결하며 중위권 싸움에 합류했다. 후반기 도약을 꿈꿔볼 수 있다.
박정현 기자 pjh60800@donga.com
박정현 기자 pjh608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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