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가 된 캐디, US오픈 출전자로 전 직장에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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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개막 메이저 대회 US오픈
맷 보그트, 최종예선 1위로 출전 자격 얻어
6년간 오크몬트CC서 캐디로 일해
현직 치과의사 "출전 소식에 치과 인기"

13일 개막하는 US오픈에 아마추어 출전 자격을 얻은 현직 치과의사이자 전 오크몬트CC 캐디 맷 보그트. AP연합뉴스

13일 개막하는 US오픈에 아마추어 출전 자격을 얻은 현직 치과의사이자 전 오크몬트CC 캐디 맷 보그트. AP연합뉴스

오는 13일 막오르는 메이저대회 US오픈이 열리는 미국 펜실베니아주 오크몬트CC(파70)는 어려운 코스로 악명이 높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 그랜드슬래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의 활약이 눈길을 끄는 가운데 이 코스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아마추어 도전자가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맷 보그트(미국). 현직 치과의사이자, 오크몬트CC에서 캐디로 일했던 경력이 있다. 이번 대회에는 워싱턴주 와인 밸리GC에서 열린 최종 예선전에서 36홀 동안 8언더파를 기록하며 전체 1위로 출전권을 따냈다.

그는 10일(한국시간) 대회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일주일 동안 친구와 가족으로부터 축하메시지를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며 "3년 같은 6일을 보냈다"면서도 감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오크몬트CC는 US오픈만 올해로 10번째 여는 '최다 개최지'로, 2033년과 2042년, 2049년에도 이미 개최가 예정돼있다. '유리알 그린'에 깊고 질긴 러프와 까다로운 벙커, 코스 구석 곳곳에 배수로가 자리잡고 있어 대회 때마다 톱랭커 선수들을 애먹였다.

올해도 가장 어려운 코스가 될 것으로 예정되는 오크몬트CC이지만, 아마추어인 보그트는 특별한 강점을 갖고 있다. 피츠버그 메트로 지역에서 자란 그는 이 골프장에서 6년간 캐디로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지금 우리가 앉아있는 곳은 제가 캐디로서 사람들을 기다리던 곳과 멀지 않다. 지금 이 이야기를 하면서도 특별한 감상에 젖게 된다"고 소회를 밝혔다.

코스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는 그이지만 US오픈 대회장으로서의 오크몬트CC는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프가 4~5인치 더 높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올해 US오픈 총상금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메이저 대회 중 가장 높은 2150만달러(약 292억원) 규모로 열렸다는 점에서 올해도 최고의 상금규모를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보그트가 이번 대회에서 '인생 역전'에 성공할만한 상금을 벌어갈지는 미지수다. 그래도 이번 출전을 통해 인디애나주 맥코즈빌에 있는 그의 치과가 알려지며 톡톡한 홍보효과를 거뒀다. ESPN의 토크쇼에서 그의 사연이 소개된 덕분이다. 보그트는 "쇼 프로듀서 중 한 명이 제 환자인데, 자신의 쇼에 출연해달라고 요청했고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며 "덕분에 치과에 많은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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