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의 ‘국민과자’인 킷캣바와 리세스 땅콩버터컵 가격이 조만간 오른다. 글로벌 초콜릿 제조업체 허쉬(Hershey)가 지속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제품 가격 인상을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CNN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허쉬는 수년간 이어진 코코아 가격 급등에 따라 두 자릿수 초반대의 가격 인상을 최근 소매업체에 통보했다. 허쉬는 허쉬 키세스, 킷캣, 리세스, 요크 등 90개 이상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팩트셋 데이터에 따르면, 코코아 선물 가격은 2023년 한 해 동안 61% 상승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무려 178% 급등했다.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에서 기후 변화로 인해 수확량이 급감하며 공급이 줄어든 것이 원인이다.
바르셀로나 슈퍼컴퓨팅센터의 막시밀리안 코츠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초 발생한 폭염으로 기온이 4도 이상 상승했고, 그해 4월 코코아 가격은 28% 급등했다. 현재 코코아 선물 가격은 t당 8156달러(약 1125만원)로, 지난해 말 사상 최고가였던 t당 1만2646달러보다는 약 30% 낮지만, 2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허쉬는 “초콜릿 제품 가격 인상은 전례 없는 코코아 가격 급등을 비롯한 원재료 가격 상승을 반영한 것”이라며 “수년간 우리는 이러한 비용을 감내하면서도 제품 포트폴리오의 75%를 4달러 미만 가격에 소비자에게 제공하고자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지자, 허쉬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2.7% 오른 181.69달러에 마감했다.
허쉬는 이번 가격 인상이 관세나 무역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지난 5월 실적 발표에서는 올해 2분기 관세로 인한 비용이 1500만~2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미셸 벅 최고경영자(CEO)는 “직접 가격을 인상하기보다 최적의 가격대로 소비자에게 더 나은 인식을 주는 것이 나을 수 있다”며 가격을 유지하면서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을 언급하기도 했다.
조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