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 팰리스, 결국 UEL 대신 UECL 출전하나? ‘CAS에 항소 예정’

크리스탈 팰리스(잉글랜드)의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출전이 좌절됐다. UEFA가 크리스탈 팰리스를 UEL이 아닌 유로파컨퍼런스리그(UCL)에 출전하도록 조처했다.

UEFA는 13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크리스탈 팰리스의 2025~2026시즌 UEL 출전을 불허하는 대신 UECL 출전을 허락한다. 이번 조처를 내린 이유는 크리스탈 팰리스와 올랭피크 리옹(프랑스)이 UEFA 클럽 규정 중 ‘다중 구단 소유 기준’을 위반했다고 파악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어 “대신 리옹은 정상적으로 UEL에 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UEFA는 2024~2025시즌 종료 직후부터 크리스탈 팰리스의 2025~2026시즌 UEL 출전 자격을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2024~2025시즌 FA컵 우승으로 27년만의 유럽클럽대항전 출전권을 따냈지만, 존 텍스터 구단주가 리옹의 대주주인 게 문제가 됐다. UEFA 규정에 따르면 소유주가 같은 구단은 같은 대륙대항전에 참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크리스탈 팰리스는 UEL 출전권을 지키고자 동분서주했다. 텍스터는 지난달 23일 크리스탈 팰리스의 지분을 미국 재벌 우디 존슨에게 매각했다. 텍스터와 크리스탈 팰리스를 공동 소유한 스티브 패리시, 조시 해리스, 데이비드 블리처 등도 UEFA에 지난달 3일 출석해 ‘텍스터가 크리스탈 팰리스를 모두 소유한 게 아니다. 그의 지분은 43%이고, 의결권 역시 25%에 불과하다’고 소명했다.

그러나 크리스탈 팰리스의 소명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애초 UEFA는 리옹의 프랑스 리그2(2부) 강등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크리스탈 팰리스를 향한 조처를 미루고 있었다. 리옹은 2024~2025시즌 프랑스 리그앙(1부)에서 6위에 올라 UEL 출전권을 따냈지만, 프랑스축구협회 산하 재정위원회(DNCG)가 리옹이 재정건전화 규정을 위반했다며 2부 강등 조처를 내렸다. 만약 리옹이 2부로 강등된다면 사전에 UEFA와 합의한 내용에 따라 UEL 출전권을 잃게 돼 크리스탈 팰리스가 자동으로 UEL 출전권을 지킬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리옹이 항소 끝에 10일 리그앙 잔류가 결정되면서 UEFA는 크리스탈 팰리스의 UEL 출전권을 박탈했다. 글로벌 매체 ‘디 애슬레틱’은 이날 “UEFA는 크리스탈 팰리스와 리옹의 자료를 모두 검토한 결과 크리스탈 팰리스가 ‘다중 구단 소유 기준’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텍스터가 존슨에게 구단 지분을 매각했지만, 이를 완료하려면 통상 2개월의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까지 고려한 조처다”고 보도했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이번 조처를 항소할 예정이다. 항소에도 이번 조처가 번복되지 않으면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차순위 팀에 티켓이 돌아간다. EPL에서 7위로 UECL 출전권을 따낸 노팅엄 포레스트(잉글랜드)가 UEL에 출전하게 된다.

‘디 애슬레틱’은 “크리스탈 팰리스는 UEFA에 텍스터가 구단 경영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이 적었다는 사실을 잘 입증하지 못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이같은 규정의 충돌 가능성을 좀 더 일찍 인지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영국 공영방송 ‘BBC’도 “크리스탈 팰리스가 UEFA가 지정한 소명기간(올해 3월)까진 UEL 출전을 위한 모든 조처를 마쳤어야 했다. 제대로 조처를 취하지 못해 상금과 위상 모두 떨어지는 UECL로 추락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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