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링고는 면접 지원자에게 이동 차량을 제공하는데, 지원자가 차량에서 내리면 폰 안 CEO는 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단 한 가지를 묻는다. “지원자가 당신을 어떻게 대했습니까?”
아무리 화려한 경력을 가진 인재라도, 면접장에서 아무리 완벽했더라도 기사에게 무례하게 굴었다면 즉시 탈락이다. 폰 안은 면접관 앞에서는 누구든 예의 바를 수 있지만 자신보다 사회적 지위가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야말로 그 사람의 진짜 인격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지난달 포춘은 듀오링고의 이 같은 면접 방식을 소개하며 장기적인 기업 성장을 위해서는 실력이 뛰어난 ‘독불장군’보다 조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좋은 동료’가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면접관 67% “기술 보다 인성”
이러한 인성 중시 흐름은 국내 채용 시장에서도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 함께 일할 ‘인성’을 찾는 국내 기업들
국내 주요 기업들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지원자의 인성을 확인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24년 상반기 채용부터 AI면접 없이 직무 면접·인성검사만을 시행하고 있으며 다른 현대 그룹사들도 비슷하다. 실제 한 현대자동차 신입 합격자는 면접 합격 후기 등을 공유하는 링커리어에 “직무 역량도 중요하지만 인성적인 부분을 좋게 봤다더라”는 후기를 남겼다.
토스는 채용 과정에서 반드시 컬처 핏(Culture Fit) 면접을 거친다. 한 시간도 넘게 진행되는 이 면접에서는 지원자의 직무 능력 뿐 아니라 가치관, 일하는 방식, 인재상이 기업 문화와 부합하는지 깊이 있게 검증한다. 지원자들은 “직무 면접보다 더 힘들다”며 혀를 내두르곤 한다.
대기업과 기술 스타트업 외에 전통적인 중소기업도 인성을 중시한 면접을 본다. 호텔 운영 기업 희앤썬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채용 면접 때 성적표나 토익 점수도 묻지 않는다고 밝혔다. “인성이 제일”이라는 것이다.
기술의 첨단에서 최근의 채용 시장은 가장 아날로그적 가치인 ‘인성’에 주목한다. 스펙이 상향 평준화되고 AI가 업무 능력을 대체할수록, 타인을 배려하고 협력하는 인성은 핵심 경쟁력이 된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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