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94㎡ 침범한 건물…20년 지났지만 소유권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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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남의 땅을 침범해 건물을 세운지 20년이 지났더라도, 침범 면적이 통상 수준을 넘었다면 해당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지난달 의정부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A씨의 토지 일부에 대해 B씨의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됐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이었다.

A씨 등은 2010년에 아버지가 1966년부터 소유하던 경기 파주의 토지 106㎡를 물려받았다. 그런데 상속 과정에서 해당 토지에 ‘남의 건물’이 세워져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B씨가 1993년 인접 땅을 구입해 근린생활시설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A씨 아버지의 토지 일부를 침범한 것이다.

A씨 등은 이에 B씨를 상대로 부동산 무단 점유에 따른 부당이득금 2954만원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B씨는 오히려 문제가 된 토지의 소유권을 넘기라며 맞소송을 제기했다. 민법에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하는 자는 등기함으로써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1심과 2심은 B씨 손을 들어줬다. B씨가 해당 토지에 대해 평온·공연하게 자주점유한 만큼, 2013년 12월에 이미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됐다는 취지다. A씨 측은 “B씨가 남의 땅인 줄 알면서도 건물을 지어 점유취득시효가 지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B씨 건물이 A씨 측 토지 106㎡ 중 94㎡를 침범했다는데 주목했다. 대법원은 “침범 면적이 통상 있을 수 있는 시공상의 착오 정도를 넘어 상당한 정도에 이른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B씨는 건축 과정에서 부지의 위치와 면적 등을 확인해 이 건물이 타인 소유 토지를 침범해 건축됐음을 알았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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